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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는 지난 12일 막을 내린 2018 KBO 한국시리즈에서 정규시즌 1위팀 두산 베어스를 4승2패로 누르고 대망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SK로선 2007·2008·2010년에 이어 통산 4번째 정상 등극이었다. 정규시즌에서 1위를 차지하지 못한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것은 SK가 역대 5번째였다.
정규시즌에서 1위 두산에 14.5경기 차나 뒤져 2위에 머물렀던 SK가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었던 중심에는 트레이 힐만 감독의 지도력이 자리하고 있다.
일본야구 니혼햄 파이터스 시절 재팬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 감독을 경험했던 힐만 감독은 미국, 일본에서 쌓은 지식과 경험을 한국 야구에 접목했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타격시 발사각도나 수비 시프트 등 새로운 개념을 훈련과 실전에 반영했다.
특히 힐만 감독의 소통 능력은 SK의 가장 큰 힘이 됐다. 이른바 ‘스킨십 리더십’이라 불린다. 힐만 감독은 부임 후 선수단에 긍정 에너지를 심었다. SK 덕아웃분위기는 눈에 띄게 밝아졌다. 선수들은 감독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껏 스윙하며 달렸다. 홈런을 친 선수가 감독의 가슴을 치는 세리머니를 할 정도로 힐만 감독과 선수들 사이에 격이 없었다.
힐만 감독은 부임 2년째인 올해 정규시즌 막판 “올 시즌을 끝으로 SK를 떠나겠다”고 발표했다. SK 구단은 재계약을 제시했지만 미국에 있는 노모를 봉양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그의 말에 더는 잡을 수 없었다. 선수들은 자신들을 편견없이 존중해준 힐만 감독을 위해 가을야구에서 몸을 불살랐다.
한동민은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야구를 10년 넘게 했지만 이런 감독님을 또 뵐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더 감독님을 오래 보고 싶으면 한국시리즈 가서 우승까지 해야 할 것 같다”고 의지를 다졌다.
외국인타자 제이미 로맥은 “힐만 감독은 내가 지금까지 만난 감독 중에서 최고다. 힐만 감독 덕분에 매일 즐거운 마음으로 경기장에 올 수 있었다”며 “힐만 감독은 우리 선수들 모두를 꼼꼼하게 챙긴다. 그에게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힐만 감독과 SK 선수단의 2년간 동행은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SK는 한국시리즈 우승 다음 날 염경엽 단장을 차기 감독으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조건은 3년간 계약금 4억원, 연봉 7억원 등 총액 25억. 연봉 7억원은 현재 KBO리그 감독 연봉 가운데 최고액이다.
우승팀을 물려받는 것 만큼 지도자 입장에서 부담되는 일은 없다. 잘해야 본전이고 최악의 경우 성적이 떨어지면 온갖 비난을 뒤집어쓰게 된다.
염경엽 감독의 숙제는 SK의 강점인 긍정적인 팀 분위기를 어떻게 이어가느냐다. 희망적인 부분은 염경엽 감독이 지난 2년 간 단장을 맡아 힐만 감독과 계속 동행했다는 점이다.
염경엽 감독은 이미 지도자로서도 능력을 인정받았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넥센 감독을 맡으면서 전력 열세를 딛고 매년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염경엽 감독은 “힐만 감독이 그간 과정을 잘 만들었다. 2년간 힐만 감독에게서 야구를 많이 배웠다”며 “4년간 넥센 감독을 하면서 잘못된 점을 돌이키는 시간도 보냈고, 단장으로서 2년간 야구를 지켜보며 많은 점을 느꼈다. 이런 점을 자양분으로 삼아 좋은 감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한국시리즈 우승팀을 이끌어야 하는)부담을 느끼지만, 감독은 결과를 내야 하는 자리”라며 “성과는 물론 시스템을 갖추고 팬들에게 사랑받는 큰 틀 안에서 발전하는 올바른 과정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