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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에이스 힘으로 통합우승 일궈낸 인삼공사 저력

이석무 기자I 2017.05.02 21:10:04
2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 서울 삼성 썬더스와 안양 KGC 인삼공사의 경기. 인삼공사 오세근이 득점에 성공 후 양희종과 세리모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잠실=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안양 KGC인삼공사가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모두 석권하는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토종의 힘을 앞세워 일궈낸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인삼공사는 2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서울 삼성을 88-86으로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챔피언 결정전을 앞두고 많은 전문가들은 인삼공사의 손쉬운 우승을 예상했다. 정규리그 1위 자격으로 6강 플레이오프를 거치지 않은 인삼공사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울산 모비스를 3연승으로 누르고 손쉽게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반면 삼성은 6강 플레이오프와 4강 플레이오프를 모두 5차전까지 가는 혈전 끝에 간신히 통과했다. 3경기만 치른 인삼공사가 10경기를 치른 삼성보다 체력적인 면에서 훨씬 유리한게 사실이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이 인삼공사에게 오히려 불리하게 돌아갔다. 특히 외국인선수 키퍼 사익스의 부상이 결정적이었다. 인삼공사의 정규리그 우승을 견인한 사익스는 1차전 경기 도중 발목을 다쳐 2차전부터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데이비드 사이먼이 고군분투했지만 외국인선수 2명이 뛸 수 있는 2, 3쿼터에선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급기야 인삼공사는 챔프전 6차전에서 사익스 대신 카타르 리그에서 뛰었던 마이크 테일러를 ‘대타’로 기용하는 모험수를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인삼공사는 불리한 상황을 토종선수들의 힘으로 극복했다. 정규리그 MVP 오세근을 비롯해 이정현, 양희종 , 박재한 등 국내 선수들이 사익스의 빈자리를 훌륭히 메웠다. 3차전에서 승리한 뒤 양희종은 “사익스를 위해 죽어라 뛰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인삼공사 토종 에이스의 활약은 기록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팀의 쌍두마차인 오세근과 이정현은 나란히 경기당 평균 34분여를 뛰면서 각각 17.8점, 15.2점을 올리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특히 오세근은 부상투혼이 돋보였다. 4차전 경기 도중 왼쪽 손바닥이 찢어져 8바늘을 꿰맨 오세근은 5차전에선 삼성 마이클 크레익의 팔꿈치에 흉부 쪽을 가격당해 미세 골절 부상까지 당했다.

6차전에선 진통제를 맞은 뒤무릎보호대를 잘라 임시로 가슴보호대를 만들어 차고 출전했다.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거의 교체없이 38분여를 뛰며 21점 7리바운드를 기록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오세근은 기자단 투표 결과 총 87표 가운데 77표를 획득, 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됐다. 정규리그, 올스타전에 이어 플레이오프까지 올시즌 MVP를 모두 휩쓸었다.

시즌 내내 공격과 수비에서 맹활약한 이정현은 2차전에서 삼성 이관희와 물리적 충돌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다. 3, 4차전 원정경기에선 삼성 팬들의 엄청난 야유에 시달려야 했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오세근과 이정현은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를 펼쳤다. 특히 6차전 마지막 순간 질풍같은 골밑 돌파에 이은 결승골을 성공시키며 최고 명장면의 주인공이 됐다.

이들 뿐만이 아니었다. 베테랑 양희종은 시리즈 내내 삼성 에이스 문태영을 철벽수비했고 결정적인 순간에는 해결사로 나섰다. 6차전에선 3점슛 8개나 성공시키는 괴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173cm의 루키 단신가드 박재한도 챔피언결정전에서 양 팀 합쳐 가장 많은 13개의 가로채기하며 우승에 기여했다.

토종선수들이 제 역할을 훌륭히 해낸 덕분에 인삼공사는 외국인선수 부상이라는 불리함을 극복하고 통합우승이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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