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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새' 이신바예바, 슬럼프 딛고 고국서 화려한 부활

이석무 기자I 2013.08.14 12:51:18
2013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4m98을 성공시키자 공중에서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옐레나 이신바예바.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가 세계선수권대회 고별무대를 멋진 우승으로 장식했다.

이신바예바는 14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야자 장대높이뛰기 결선에서 4m89를 뛰어 경쟁자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신바예가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통산 세 번째이자 2007년 오사카대회 이후 6년 만이다.

이신바예바는 2007년까지 세계기록을 28차례나 갈아치웠고 5m 벽을 6번이나 돌파했을 정도로 무적이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2연속 제패했고 세계선수권대회도 2005년 헬싱키, 2007년 오사카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특히 베이징올림픽에서 5m5의 세계기록을 세우고 우승한 것이 선수 인생의 최고 정점이었다.

하지만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예상치 못한 부진으로 우승을 놓친 뒤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베를린 대회에 이어 2011년 대구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우승은 그의 것이 아니었다. 대구에서 그의 기록은 자기 최고기록에 한참 못 미치는 4m65에 그쳤다.

지난해 런던올림픽마저 금메달을 제니퍼 슈어(미국)에게 내주자 ‘이신바예바의 시대는 끝났다’는 전망이 쏟아졌다. 은퇴설도 끊이지 않았다. 이신바예바도 인터뷰 등에서 은퇴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마지막이라는 마음이 부담을 덜어줬을까. 이신바예바는 어느 때보다 얼굴이 편해 보였다. 러시아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도 그에게 큰 도움이 됐다.

이신바예나는 4m65 1차 시기에서 실패했지만 2차 시기에서 가볍게 바를 넘으면서 무난하게 출발했다. 이어 4m75를 한 번에 넘은 이신바예바는 4m82도 2차 시기 만에 산뜻하게 성공시키며 우승권에 가까이 다가섰다.

경쟁자인 제니퍼 슈어와 야리슬리 실바(쿠바)도 4m82를 넘으며 바짝 추격했다. 하지만 이신바예바는 4m89를 1차 시기에서 가뿐히 넘으면서 사실상 우승을 예약했다. 반면 슈어와 실바가 4m89에 도전했지만 세 차례 모두 실패했다.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이신바예바는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 앞에서 펄쩍펄쩍 뛰면서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 이후 순간은 축제였다. 자신이 가진 세계기록인 5m6을 넘어 5m7에 도전했지만 세 차례 모두 실패했다. 하지만 아쉬움은 없었다.

세 번째 시도까지 마친 이신바예바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코치와 뜨거운 포옹을 나눈 뒤 ‘러시아’를 연호하는 관중 앞에서 러시아 국가를 어깨에 두르고 트랙을 돌며 세리머니를 펼쳤다. 감격을 주체하지 못하고 공중제비 묘기까지 선보였다. 깊은 부진의 수렁에서 벗어나 이룬 우승이기에 이신바예바의 기쁨은 이루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신바예바는 기자회견에서 “나는 장대높이뛰기 여왕이다”며 한껏 기쁨을 만끽한 뒤 “숱한 부상과 난관을 딛고 다시 세계챔피언에 돼 자랑스럽다”며 “역대 최고의 응원 덕에 집에 돌아온 느낌을 받았다. 모두가 나를 향해 응원한 덕에 힘을 받아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이번 대회가 세계선수권대회 고별전이지만 은퇴 무대가 아님을 강조했다. 이신바예바는 “은퇴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이라며 “내년에 아기를 낳은 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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