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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메디컬체크, 7개구단이 분노하는 이유

정철우 기자I 2010.08.15 16:56:11


[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LG의 신인 지명 예정선수 사전 메디컬 체크 파문이 시한 폭탄처럼 폭발을 앞두고 있다.

LG를 제외한 7개팀 스카우트들은 13일 회의를 갖고 LG의 2011년 1차 지명권 박탈을 포함한 4개 항의 요구 사항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전달했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드래프트를 전면 거부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KBO는 아직 명확한 방침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LG가 부도덕한 행위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에 대한 제재조항이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16일 오후 2시로 예정된 신인 지명 회의까지 뭔가 방안을 내놓지 못할 경우 드래프트 자체가 파행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LG의 돌발 행동에 타 팀 스카우트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크게 3가지로 원인을 분석해 볼 수 있다.

우선 LG가 이미 불공정한 정보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LG는 총 4명의 선수에 대해 메디컬 체크를 시도했다. 이 중 2명은 실제로 몸 상태를 체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팀들은 알지 못하는 정보다. 이미 체크 대상 선수까지 모두 알려진 상황에서 LG가 순번(한화에 이어 1라운드 2번 지명권)에 따라 지명권을 행사한다면 큰 혼란이 초래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두번째는 이번 파문이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 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이다.

한 스카우트 출신 구단 관계자는 "그동안 모든 팀들은 선수들의 몸 상태가 궁금해도 인맥과 발품을 팔아 외곽에서 알아볼 수 밖에 없었다. 부상 여부를 아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의 차이는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커다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류현진의 예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목했다. 류현진은 동산고 시절 팔꿈치 수술을 한 바 있다. 그 여파로 언제든 재발 가능성이 있다는 설이 유력했다.

당시 그에 대한 메디컬 체크를 할 수 있었다면 한화 이전에 지명권을 보유하고 있던 구단인 SK(1차지명)와 롯데(2차 1순위권 보유)가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류현진 입단은 구단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는 선택이었다. 그러나 사전 메디컬 테스트는 하지 않기로 한 것이었기 때문에 안했던 것이다. 그런 사례가 한둘이겠는가. 단순히 올시즌만의 문제가 아니다. 누적된 손해는 보상 받을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세번째로는 진정한 재발 방지를 위해서다. KBO는 아직까지는 가급적 이번 사안은 LG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만으로 넘어가고 차후에 새로운 규약을 제정하고픈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새로 법을 만들어도 드러난 잘못을 해결하지 않으면 언제든 다른 유형의 불법적인 시도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 7개구단의 생각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잘못이 드러났는데 다음부터 제재를 한다고 하면 또 다른 시도를 허용하겠다는 것과 다름 없다. 이번에 그냥 넘어가면 규약을 만든다 해도 어떻게든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이다. 앞으로 더 큰 혼란을 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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