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훈, 父 허재 이어 '부자 농구대통령…프로농구 MVP 등극

20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2019~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국내선수 MVP에 선정된 KT 허훈이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프로농구 부산 kt의 기둥으로 떠오른 포인트가드 허훈(25·180㎝)이 아버지 허재 전 국가대표 감독의 뒤를 이어 ‘부자 농구 대통령’으로 우뚝 섰다.버지

허훈은 20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2019~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원주 DB 김종규(29·207cm)를 제치고 생애 첫 정규리그 MVP의 영예를 안았다.

이날 시상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수상자들만 초청해 KBL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허재 전 감독의 차남인 허훈은 용산고-연세대를 졸업하고 프로 3년 차 시즌에 제대로 폭발했다. 정규리그에서 평균 14.9점을 넣고 7.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어시스트 부문 전체 1위에 올랐고 국내 선수 득점 부문에선 송교창(KCC·평균 15점)에 이어 2위에 자리했다.

지난해 10월에는 DB와의 경기에서 3점슛 9개를 연속으로 성공해 KBL 타이기록(조성원 명지대 감독)을 세웠다. 올해 2월에는 안양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24점 21어시스트로 KBL 최초로 한 경기에 20득점·20어시스트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올스타 팬 투표에서도 1위를 차지하는 등 기량과 인기 면에서 리그 최고의 스타로 우뚝 섰다. 허재 전 감독과 형인 허웅(27·185cm)은 프로농구에서 정규리그 MVP를 받은 적이 없어 허훈의 MVP 등극은 더욱 의미가 크다.

물론 허재 전 감독은 전성기 시절 대부분을 프로 출범 이전인 농구대잔치에서 보냈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의미가 없다. 허재 전 감독은 농구대잔치에서 1991~92시즌과 1994~95시즌에 대회 MVP에 선정된 바 있다. 프로에선 1997~98시즌 플레이오프 MVP를 수상했지만 정규리그 MVP를 받은 적은 없었다. 허훈은 허재 전 감독의 농구대잔치 마지막 MVP 시즌인 1994~95시즌 이후 25년 만에 대를 이어 MVP의 영예를 누렸다.

허훈은 이번 시즌 가장 멋진 플레이를 펼친 선수에게 주는 ‘플레이 오브 더 시즌’ 상도 받아 겹경사를 누렸다. 베스트 5에도 뽑히는 등 이날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3개나 차지했다.

허훈은 “MVP를 받게 돼서 기분이 좋고 더 뜻깊은 부분이 있다면 부자지간에 MVP를 받았다는 점이다”며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자신이 MVP를 받은 이유에 대해 “단지 한 경기, 한 경기 팀 승리를 위해 열심히 뛰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뭔가 팬들에게 보여주는 강인함, 임팩트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생애 단 한 번 밖에 받을 수 없는 신인상은 DB의 김훈(24·193㎝)에게 돌아갔다. MVP와 신인상 수상자가 성만 다를 뿐 이름이 갔다.

지난해 11월 신인 드래프트 전체 15순위(2라운드 5번)로 DB에 뽑힌 김훈은 23경기에서 2.7점을 넣고 1.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2라운드 출신이 신인왕에 오른 것은 2003~04시즌 이현호(당시 삼성·2라운드 8번) 이후 올해 김훈이 16년 만이다.

외국선수 MVP는 서울 SK 자밀 워니에게 돌아갔다. 감독상은 DB를 정규리그 공동 1위로 이끈 이상범 감독이 2017~18시즌 이후 2년 만에 다시 수상했다. 베스트 5는 허훈, 김종규, 워니, 송교창과 캐디 라렌(LG)이 선정됐다.

△2019~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 수상자 명단

최우수선수(MVP)= 허훈(kt)

외국인 선수 MVP= 자밀 워니(SK)

베스트 5= 허훈(kt), 자밀 워니(SK), 김종규(DB), 송교창(KCC), 캐디 라렌(LG)

감독상= 이상범(DB)

신인상= 김훈(DB)

최우수 수비상= 문성곤(KGC인삼공사)

수비 5걸= 문성곤(KGC인삼공사), 치나누 오누아쿠(DB), 최성원(SK), 이승현, 장재석(이상 오리온)

게토레이 인기상= 허웅(DB)

플레이 오브 더 시즌= 허훈(kt)

식스맨상= 최성원(SK)

기량발전상= 김낙현(전자랜드)

심판상= 장준혁

이성구 페어플레이상= 함지훈(현대모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