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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가을겨울 30주년' 김종진 "마지막 'To do' 리스트는…"

김은구 기자I 2018.10.19 16:43:15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사진=봄여름가을겨울)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전태관과 투두 리스트(To-do list:해야 할 일 목록)를 작성한 적이 있다. 마지막으로 남은 건 백발이 성성해도 섹시한 뮤지션으로 남기, 무대 위에서 죽기였다.”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이 데뷔 30주년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음악 인생을 함께 해온 전태관이 힘겹게 암 투병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진 기자회견. 눈에는 금세라도 눈물이 떨어질 듯했지만 한참 뜸을 들이더니 애써 웃음을 지었다. 그는 “그것도 이루는 쪽으로 마음을 바꿨다”며 “전에는 무대 위에 올라야만 음악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음악은 갖춰진 무대에서 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지금은 내가 밟는 땅이 모두 무대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어떤 이의 꿈’, ‘내 품에 안기어’‘, ’10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 ’아웃사이더‘, ’브라보 마이 라이프‘ 등 많은 명곡들을 만들어낸 봄여름가을겨울이 데뷔 30년을 맞았다. 혼자 기자회견에 나선 김종진은 “봄여름가을겨울은 대한민국 최초의 기록이 많다. 드러다 보니 힘든 기억도 많다”면서도 “전태관과 같이 일하고 다녔던 것들은 기억이 안나고 같이 뭘 먹고 다녔는지가 많이 기억이 난다”며 웃었다.

음악적 동반자였던 전태관은 건강이 나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진은 “6년 전 신장암이 발병했고 2년 후 어깨 뼈로 전이가 됐다. 이후 뇌, 머리 피부, 척추뼈, 골반뼈로 전이가 됐다”면서도 “잘 싸우고 있다. 한번도 지지않고 백전백승”이라고 친구를 응원했다. 그러면서도 “격투기 경기에서 한번만 더 쓰러지면 링 위에 오르지 못하는 걸 알면서도 링 위에 선수를 올리는 스태프의 심정”이라고 털어놨다. 데뷔 30주년을 맞아 발매하는 헌정앨범 타이틀이 ‘친구와 우정을 지키는 방법’인 이유다.

김종진은 “지난 4월 전태관의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났고 당시 많은 뮤지션들이 조문을 와서 전태관의 병든 모습을 보고 마음 아파하면서 이번 프로젝트가 시작됐다”며 “우리 음악을 못들어본 세대에게 우리 음악을 들려주고 30년 전 아저씨들의 음악도 충분히 멋지다는 인정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헌정앨범은 밴드 혁오의 보컬 오혁과 드러머 이인우가 함께 작업한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오면’이 수록곡 중 최초로 19일 발매된다. 앨범은 12월 20일 발매 예정이다.

앨범 수익금은 전태관의 치료 후원금으로 사용된다. 김종진은 “전태관 후원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건강을 잃은 친구, 동료들을 후원하는 모멘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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