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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인터뷰를 위해 만난 이준영은 “잊을 수 없는 한해다. 살면서 가장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았다. 설렘 반 걱정 반”이라면서 “‘수겸학생’이란 새 이름을 얻었다”고 웃었다.
◇“연기, 정식으로 배운 적 없어”
‘복수자들’ 방송 전 이준영에 대한 기대는 사실 크지 않았다. 연기와 음악을 병행하는 ‘연기돌’은 그만큼 많았다. 오히려 그는 “욕먹을 각오를 단단히 했다”고 말했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10대의 건강함, 혼외자식의 설움 등 이수겸이란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내 호평받았다.
“연기를 정식으로 배우진 않았어요. 가수가 꿈이었죠. 가수로 데뷔하고 나니까 뮤직비디오 등 연기할 기회가 생겼어요. 멤버들 중에서 촬영하는 데 시간이 가장 오래 걸렸어요. 혼자 거울을 보면서 연습하기 시작했죠. 그때부터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어요. 2015년부터 종종 오디션을 봤어요. 책은 읽으면 금방 잠이 오는데, 대본은 이상하게 집중이 잘돼요. (웃음)”
극중 이요원, 라미란, 명세빈 등 베테랑과 호흡을 맞췄다. 곁에서 그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됐다. “누님들이 예뻐해주셨다”고 서글서글한 미소를 지었다. 특히 계모인 이요원과 묘한 우정은 재미를 더했다. 일각에선 로맨스로 해석했다. 그는 “절대 의도하지 않았다”고 손을 내저었다. “권석장 PD님이 ‘멜로 눈빛’이라고 놀렸다”면서 “어떨 때 그런 눈빛이 나오는지 지금도 모르겠다”고 멋쩍어했다.
“‘복수자들’ 전에는 시청자의 눈이었어요. 지금 드라마를 보면 스태프들이 얼마나 고생했을지 보이더라고요. 또 드라마 찍으면서 ‘살아있다’라는 걸 실감할 수 있어요.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가는 그 느낌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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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석장 PD는 세 차례 오디션 끝에 그를 택했다. 두 번 모두 말없이 1분 동안 자신을 바라보기만 했다. 탈락을 예상했지만 정반대였다. 권 PD는 “무표정에서 묻어나는 그늘이 좋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준영은 “실제 성격은 이수겸처럼 활동적이고 밝다”면서 “어느 날 연습이 늦게 끝난 날 멤버들이 권 PD님의 말씀이 무슨 말인지 알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복수자들’을 인생의 선물로 표현했다. 마지막 촬영 후 눈에 눈물이 맺혔다. “수고하셨습니다”란 인사에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여운은 길었다. 서울 토박이인 그는 극중 캐릭터를 따라 지금도 사투리 억양을 사용했다. 그는 “경북 친구들에게 사투리가 자연스럽다는 칭찬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방송 후 꼼꼼히 모니터를 했어요. ‘쟤 유키스야?’란 반응이 가장 기분 좋았어요. 편견 없이 봐주셨단 뜻이잖아요. 며칠 전엔 매니저 형과 식당을 갔는데 아주머니께서 ‘수겸학생 많이 먹어요’라고 해주셨어요. 먼저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 고맙고 신기해요.”
‘복수자들’은 그에게 연기라는 새로운 목표를 안겼다. 그는 “다음 작품에선 상반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또 교복을 입고 불량학생이 되도 좋을 것 같다”고 희망했다. 그만큼 높아진 기대감은 부담이었다. 그는 “이번 작품보다 더 칭찬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우로서 롤모델은 황정민이었다. “무대 위 선배님이 멋있었다.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4년 노력 결실…“다재다능한 모습 기대”
이준영의 본업은 가수다. 현재 유키스 멤버로 KBS2 예능프로그램 ‘더 유닛’에 출연 중이다. 초반에는 ‘복수자들’ 촬영과 겹쳐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합숙소에서 2시간 눈만 붙인 후 드라마 촬영으로 향한 날도 잦았다. 그럼에도 현재 상위권에 오르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출연자끼리 서로 장점을 잘 알아요. 그래서 더 자극을 많이 받아요. 꼭 이기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러면서도 탈락자 발표가 있는 날엔 많이 울었어요. 각자 위치는 달라도 목표는 하나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이준영은 2014년 유키스 멤버로 데뷔했다. 중학교 시절부터 가수를 꿈꿨다. 뒤늦은 합류였기에 “유키스의 색깔에 맞춰 가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중학교 2학년까진 특공무술 사범이 장래희망이었다. 무도인의 길은 쉽지 않았다. 그는 과감히 접고 가수 연습생이 됐다. 꿈을 위해 고교 자퇴를 택할 만큼 한번 작정한 일은 결실을 맺는, 끈기가 있었다.
그만큼 꿈도 컸다. 그는 매년 앨범 1개 이상, 작품 2개 이상을 하며 가수와 배우를 겸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병행이 혼란스럽진 않은지 묻자 고개를 저었다. “춤추고 노래하는 게 제 본업”이라면서 “연기를 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는 무대에서 푼다. 덕분에 더 연기에 집중할 수 있다. 오히려 시너지”라고 말했다. 당당한 눈빛에서 자신감이 느껴졌다.
“4년 동안 열심히 하지 않은 적이 없어요. 올해 운 좋게 ‘복수자들’에 합류했고, 덕분에 유키스 준에 많은 관심을 가져준 것 같아요. 2018년에는 더 좋은 작품으로 보다 성장한 이준영의 모습을 꼭 보여드리고 싶어요. 가수로서는 더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싶어요. 유키스 준이 다재다능하다는 것과 함께 유키스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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