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벡 "한국의 무패 행진 끊겠다"

송지훈 기자I 2009.09.04 14:39:29
▲ 핌 베어벡 호주대표팀 감독


[홍은동 그랜드힐튼 = 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핌 베어벡 호주대표팀 감독(53)이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자신감과 기대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베어벡 감독은 4일 오후2시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E1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차분한 표정으로 "한국팀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잘 준비해 한국의 홈 무패 행진을 끊고 싶다"고 말했다.

허정무 감독은 취임 이후 첫 경기였던 칠레와의 평가전(0-1패) 이후 24경기 연속 무패(11승13무) 행진을 지속 중이다. 이 과정에는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예선 경기 결과도 포함돼 있다.
 
2년 전 자신이 지도한 한국과 맞대결을 펼치게 된 것에 대해 베어벡 감독은 "한국 선수들 뿐만 아니라 전술적인 부분, 라인업 등 모든 면을 잘 알고 있다"고 운을 뗀 후 "내일(5일) 경기에서 내가 놀랄 만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전, 사우디전, 파라과이전 등 한국이 최근 치른 모든 경기를 지켜봤다"고 말해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쳤음을 드러냈다.
 
한국을 다시 방문한 것에 대해 베어벡 감독은 "다시 오게 되어 무척 기쁘다"며 "세계에서 손꼽히는 아름다운 경기장(서울월드컵경기장을 지칭)에서 내가 함께 했던 선수들과 경기를 펼치게 된다는 사실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비록 친선경기지만 우리의 전력을 테스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만큼 강팀을 상대로 우리가 전술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인할 것"이라며 강한 투쟁심도 드러냈다.
 
베어벡 감독은 2002한일월드컵 당시 수석코치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했으며, 2006독일월드컵에는 딕 아드보카트 전 감독을 도왔다. 이어 2007 아시안컵 본선을 앞두고 사령탑에 올라 한국축구대표팀을 이끌기도 했다.
 
한편 해리 키웰, 팀 케이힐 등 전력의 구심점 역할을 소화하는 키 플레이어들이 다수 빠진 것에 대해 베어벡 감독은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호주대표팀에는 키웰이나 케이힐 이외에도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다"며 "그런 면에서 나는 행복한 감독"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일 경기에서는 대표팀 멤버들 중 경기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선수들이 아시아의 강팀을 상대로 경험을 보강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어벡 감독은 이어진 발언 기회를 이용해 한국전 승리에 대해 강한 열망을 드러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호주는 전술적이고 전략적인 부분에 있어서 상당히 준비가 되어 있는 팀"이라 설명하면서 "친선경기인 만큼 결과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잘 준비한다면 자연스럽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유럽에서 먼 여행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온 선수들도 있는 만큼, 한국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해 한국의 홈 무패 행진을 끊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호주대표팀 사령탑으로서 만족감을 느끼고 있음을 밝혔다. 베어벡 감독은 "한국에서 2002월드컵, 2006월드컵, 2007아시안컵 등을 거치며 최고의 시간을 보냈지만 임기 막바지에는 '동기 유발'이 제대로 안 된 부분이 있었다"며 "마침 호주축구협회에서 만족스런 제의를 해와 지휘봉을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호주는 최고의 선수들과 최고의 스태프들이 구성됐으며, 협회 또한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호주는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에서 일본을 제치고 조1위로 본선 진출권을 획득했으며, 무패(6승2무)로 지역예선을 통과했다.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호주대표팀은 마지막 전술훈련을 통해 전력을 점검하며 5일 오후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의 평가전에 대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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