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부럽지 않은 유쾌한 이웃집 히어로물
유아인, MZ 힙스터 '기동' 역…팀업 케미에 활약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할리우드엔 어벤져스, 한국엔 하이파이브! 이상한데 사랑스러운 이웃집 히어로물의 탄생이다. 올 여름 스크린에 흥행 단비를 선사할 시원한 초능력 히어로액션 ‘하이파이브’(감독 강형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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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파이브’는 장기이식으로 우연히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이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활극이다.
‘하이파이브’는 2021년 크랭크업 후 후반작업을 진행하는 도중 출연 배우 유아인의 마약 투약 스캔들이 맞물려 오랫동안 공개되지 못했다. 공개되지 못한 4년의 기간동안 후반작업에 더욱 공을 들인 끝에 극장에 걸려 관객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
개봉까지 우여곡절이 많았고, 개봉을 앞둔 현재는 유아인을 향한 대중의 심리적 장벽을 해소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시사회로 베일을 벗은 ‘하이파이브’는 한 명의 과오로 가려버리기 아까울 만큼 프레시한 매력과 에너지가 빛나는 작품이다. 장기 이식으로 새 생명을 얻기 전까진 고통스럽게 병마와 싸우며 단절된 삶을 살아왔기에 외톨이, 루저에 가까웠던 인물들이 주인공이다. 태권도 경기 도중 심장이 멈춰 3년간 친구 한 명 없이 병실에서 홀로 투병했던 10대 소녀 ‘완서’(이재인 분), 사실상 무직이던 방구석 작가지망생 ‘지성’(안재홍 분), 누구보다 친절하고 밝은 프레시 매니저이지만 과거 지독한 우울과 싸웠던 ‘선녀’(라미란 분), 유아독존 MZ 힙스터의 이미지 속 트라우마를 숨긴 ‘기동’(유아인 분), 사이비 종교에 빠져 가족들도 등졌던 ‘약선’(김희원 분)까지. 장기이식을 계기로 얻게 된 초능력을 계기로 서로를 만나 한팀이 된 이들은 소통에 서툴러 사사건건 부딪힌다. ‘하이파이브’는 지독히 안 맞고 흠결 많던 이들이 자신을 마주하고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오합지졸 이웃사촌’에서 꽤 그럴듯한 ‘히어로 팀업’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유쾌하고 산뜻한 톤으로 전개해나간다.
쫄깃한 대사를 살리는 티키타카 케미, 기상천외한 ‘초능력 장기’ 액션이 러닝타임 내내 도파민과 통쾌함을 선사한다.
각자 다른 성격만큼 인물들이 가진 초능력도 각양각색이다. 심장 이식 후 괴력과 스피드를 갖게 된 완서, 폐 이식 후 누구보다 강한 입김을 갖게 된 ‘지성’, 간 이식 후 손만 대면 모든 병을 치료하는 만병통치력을 갖게 된 ‘약선’, 각막 이식 후 손가락으로 모든 전기를 조절할 수 있게 된 ‘기동’, 췌장 이식 후 젊음을 되찾고 다른 이들의 초능력을 탐내는 ‘영춘’(박진영/신구 분). 개성, 파워 모두 막강해 우열을 가리기 힘든 이들의 초능력 파티는 현실과 판타지를 적절히 섞은 액션신과 시너지를 발휘한다. 뜻밖의 미스터리, 추리의 재미도 있다. 신장을 이식받은 프레시 매니저 ‘선녀’의 숨겨진 초능력이다. 영화 중반까지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선녀’의 막강한 초능력은 마지막 클라이맥스에 화룡점정을 선사하는 것은 물론, 팀 ‘하이파이브’의 진정한 존재 가치와 의미를 되새긴다. 어떤 캐릭터가 특출나게 돋보이는지, 더 비중이 많고 적은지 우열을 가릴 수 없다. 빛이 프리즘을 통과하면 형형색색의 여러 빛으로 갈라져 나오듯 성격, 능력, 외모, 취향 다 제각각인 이들은 하나로 힘을 모았을 때 진가가 드러난다. 서로 얽히고 부대낄수록 각 캐릭터 개인의 진정한 매력도 살아난다. 논란으로 홍보 과정엔 빠졌지만, 유아인이 연기한 MZ 힙스터 ‘기동’ 역시 ‘하이파이브’의 존재감과 개성에 든든히 기여한다. 붙기만 하면 으르렁대는 ‘지성’과 ‘기동’의 앙숙 케미도 뜻밖의 웃음 포인트다.
영화 출연진 중 가장 어리지만, 막대한 비중을 담당한 괴력 소녀 ‘완서’를 자연스레 소화한 이재인의 연기와 숨겨뒀던 액션 실력 역시 놀랍다. ‘응답하라 1988’ 이후 재회한 라미란과 안재홍의 반가운 투샷과 새로운 케미는 티키타카가 폭소의 큰 지분을 차지한다. 라미란과 김희원의 재회 케미 역시 감초로 활약한다.
특히 신구와 빌런 ‘영춘’으로 2인 1역을 연기한 박진영의 악역 도전이 신선함을 자아낸다. 캐릭터 연결성을 위해 신구의 말투까지 집어삼킨 박진영의 노력과 연기 변신, 완서와 펼치는 강렬한 액션이 긴장과 카타르시스를 끌어올린다. 등장인물 중 유일한 무초능력자이나, 초능력을 뛰어넘는 부성애를 표현해 적재적소에 분위기를 환기한 오정세의 연기가 훈훈한 감동과 웃음을 더했다.
‘하이파이브’는 30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