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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타선이 21안타 17점을 뽑아준 덕분에 승리투수가 됐다. 키움은 이날 KIA를 17-10으로 누르고 개막 후 3연패 뒤 첫 승을 따냈다. 신인 선수가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거둔 것은 34번째이자 고졸신인으로는 12번째다.
정현우는 승리투수 요건인 5회를 채우기 위해 무려 122개 공을 던졌다. 아무리 전체 1순위라고 해도 이제 갓 프로에 들어온 신인투수에게는 무리였다.
이날 정현우가 기록한 투구수 122개는 KBO리그 고졸 신인 데뷔전 투구 수 2위 기록이다. 이 부문 1위는 1991년 4월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OB베어스와 경기에서 롯데자이언츠 신인 김태형이 던진 135개였다. 다시 김태형은 9이닝을 완투하면서 1실점으로 막았다.
아울러 정현우는 1998년 4월 17일 당시 현대유니콘스 신인으로서 프로 데뷔전에 나선 김수경이 쌍방울레이더스를 상대로 기록한 120개(6⅓이닝 3실점)도 뛰어넘었다.
하지만 키움 코칭스태프는 프로 첫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될 절호의 기회를 잡은 정현우를 계속 믿고 나뒀다. 정현우가 5회에 올라왔을때 키움은 11-4로 크게 앞서 있었다.
정현우는 2점을 더 내주긴 했지만 5회말을 자기 힘으로 마친 뒤 팀동료의 축하를 한몸에 받았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외국인타자 야시엘 푸이그가 정현우를 힘껏 끌어안으며 격려하기도 했다.
키움의 4선발로 프로 첫 등판에 나선 정현우는 1회말과 2회말 각각 2점씩 내주며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특히 베테랑 타자 최형우에게 잇따라 2루타와 적시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3회말 2사 만루 위기를 넘긴 뒤 4회말에도 무실점으로 넘기면서 조금씩 안정을 찾았다. 투구수가 늘어난 5회말에는 구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2사 만루에서 나성범에게 2타점 우전 적시타를 허용해 실점이 6점으로 늘었다. 그래도 계속된 2사 1, 2루에서 최형우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자기 힘으로 5이닝을 채웠다.
정현우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5회까지 11득점을 뽑은 키움 타선은 이후에도 7회초 5점, 8회초 1점을 추가해 고졸 신인의 프로 데뷔전 승리를 지켜줬다. 키움은 21안타를 몰아치며 시즌 1호 선발 타자 전원 안타·득점에 성공했다. 키움 신인 타자 전태현은 5타수 4안타 2타점 3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외국인 타자 루벤 카디네스는 3점포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4타점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