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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GA가 좌절할 듯”…22분 간격에 62타 최소타 써낸 파울러·쇼플리

주미희 기자I 2023.06.16 17:38:31

메이저 US오픈 128년 역사 동안 62타는 처음
1라운드 평균 71.34타…30년 만에 가장 쉽게 플레이
15번홀에서는 홀인원 두 개 진풍경도

리키 파울러가 16일 열린 메이저 US오픈 1라운드에서 티 샷을 하고 있다.(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리키 파울러(34·미국)와 잰더 쇼플리(30·미국)가 남자골프 메이저 대회 제123회 US오픈(총상금 2000만 달러) 1라운드에서 62타 최소타 기록을 적어냈다. 파울러는 1895년 시작된 US오픈이 128년 동안 개최되면서 62타를 기록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22분 후 쇼플리가 62타를 적어내 타이기록을 세웠다.

파울러, 쇼플리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로스앤젤레스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8언더파 62타를 작성하며 공동 선두를 달렸다. 공동 3위인 윈덤 클라크(미국)와 더스틴 존슨(미국)을 2타 차로 따돌렸다.

62타는 US오픈 사상 한 라운드 최소타이자, 4대 메이저 대회로 범위를 넓혀도 2017년 디오픈 챔피언십에서 브렌던 그레이스(남아공)만이 작성한 기록이었다.

매해 다른 코스에서 열리는 US오픈은 좁은 페어웨이와 길고 질긴 러프, 빠른 그린 스피드로 이뤄진 골프장을 선호하고, 드라이버부터 퍼터까지 14개 클럽을 고르게 사용하는 능력이 있는 선수에게만 챔피언의 자리를 허락한다. 4대 메이저 대회 중 가장 어려운 대회로 손꼽히며, 때문에 2020년은 우승자인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만 언더파를 작성하고, 나머지 선수들은 오버파를 적어내기도 했다(2위였던 매슈 울프만 이븐파).

그러나 올해 개막한 US오픈에서는 이전같은 ‘악명’은 찾아볼 수 었었다. 출전 선수 156명의 1라운드 평균 타수가 71.34타로, 1993년(72.29타) 이후 30년 만에 낮게 기록됐다.

쇼플리는 이같은 비결로 부드러운 그린을 꼽았다. 쇼플리는 “그린 스피드가 선수들에게 잘 맞았고 웨지로도 그린을 공략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날씨가 흐려서 햇빛 때문에 코스가 바짝 말라 있지 않았다. 페어웨이와 그린이 부드러워 샷이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3언더파 67타를 치고 공동 7위에 오른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아까 농담식으로 ‘오늘 스코어들이 낮아서 USGA가 조금 좌절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날은 한 홀에서 두 번의 홀인원이 나오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124야드로 매우 짧게 조성된 15번홀(파3)에서 마티외 파본(프랑스)와 샘 번스(미국)가 각각 PGA 투어 통산 첫 홀인원을 기록했다. 세계 랭킹 173위의 파본은 환호하는 팬들을 향해 모자를 벗으며 인사했고, PGA 투어 통산 5승의 번스는 클럽을 하늘로 던지며 포효했다.

파본은 “결코 잊지 못할 순간”이라며 “블랙 아웃된 듯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정말 믿을 수 없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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잰더 쇼플리의 아이언 샷(사진=AFPB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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