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패럴림픽]탁구 남자 단식서 첫 금메달…주영대 “애국가 부르는 데 울컥”

임정우 기자I 2021.08.30 18:41:40
주영대.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주영대(48·경남장애인체육회)가 도쿄올림픽 패럴림픽에서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주영대는 30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남자 탁구 단식(스포츠등급 TT1) 결승에서 김현욱(26·울산장애인체육회)을 세트스코어 3-1(11-8 13-11 2-11 12-10)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이미 이 등급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남기원(55·세계랭킹 3위)이 관중석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두 선수 모두 침착하게 경기에 임했다. 주영대와 김현욱의 승부는 치열했다. 1세트에서 주영대가 8-4로 앞서며 기선을 제압했지만 김현욱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주영대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차근차근 점수를 쌓았고 11-8로 1세트를 승리했다.

2세트에서 주영대는 김현욱에게 8-10으로 끌려가며 패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주영대는 노련미를 앞세워 내리 2점을 잡으며 듀스에 돌입, 접전 끝에 13-11로 2세트를 가져왔다. 3세트를 내준 주영대는 4세트에서 다시 한 번 집중력을 발휘했다.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던 상황에서 주영대는 12-10으로 4세트를 마무리하며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어릴 때부터 스포츠에 남다른 재능을 보인 주영대는 체육 교사를 꿈꾸며 경상대 체육교육학과에 입학했다. 그러나 그는 1994년 여름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됐고 4년간 집 밖에 나오기 어려울 만큼 큰 시련에 빠졌다.

PC통신을 통해 ‘동병상련’ 장애인들과 아픔을 나누며 몸과 마음을 조금씩 회복한 주영대는 2008년 다시 스포츠와 연을 맺게 됐다.

컴퓨터 웹디자이너로 일하던 그는 복지관에서 재활 운동으로 탁구를 접한 뒤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 2014년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태극마크를 달았고 경남장애인탁구협회 사무국장 등 장애인 스포츠 행정가 활동도 시작했다. 2016년 리우 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던 주영대는 5년 만에 금메달의 꿈을 이뤘다.

주영대는 이날 경기를 마친 뒤 “리우 대회 때 못한 걸 이번에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애국가를 따라부르는 데 울컥했다”며 “태극기 세 개가 올라가는 걸 보니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28일 4강전에서 주영대와 결승 진출을 다퉜던 남기원이 동메달까지 따내며 한국은 TT1 종목 단식 금, 은, 동메달을 싹쓸이했다. TT1은 송신남이 1972년 하이델베르크 패럴림픽에서 남자 단식 첫 금메달을 따낸 이후 한국 장애인 탁구의 대표 종목이자 오랜 자부심으로 통했다.

이번 금메달은 1988년 서울 대회부터 2008년 베이징 대회까지 이 대회에 6회 연속 출전한 이해곤의 2000년 시드니 대회 이후 21년 만의 개인 단식 금메달이다. 패럴림픽 장애인탁구 한 등급에서 금, 은, 동메달을 싹쓸이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20 패럴림픽 도쿄

- “어머니 문우영·윤추자 님도 메달 주역” 패럴림픽 메달에 격려한 文 - “쌍둥이 아들에 선물” “국민과 응원”…文, 패럴림픽 메달에 ‘축전’ - [패럴림픽]한국 탁구 대표팀, 단체전서 메달 3개 확보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