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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은 2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wiz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을 6안타 2실점(비자책)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KIA는 이날 5-3으로 이기고 정규시즌 자력우승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KBO리그 35년 역사에서 20승을 달성한 투수는 양현종이 14번째다. 하지만 선발 20승으로 압축하면 9번째가 된다.
토종투수가 선발 20승을 거둔 것은 1995년 이상훈(LG 트윈스)이 마지막이었다. 이상훈 이후 선발 20승을 거둔 투수는 2007년 다니엘 리오스(두산 베어스), 2014년 앤디 밴헤켄(넥센 히어로즈), 2016년 더스틴 니퍼트(두산) 등 외국인투수 뿐이었다.
특히 양현종은 올시즌 단 1개의 몸에맞는공(사구·死球)도 허용하지 않았다. 무사구 20승은 양현종이 최초다.
양현종의 선발 20승은 토종 선발투수의 자존심을 세운 의미있는 기록이다. 이날 양현종은 야수들의 도움을 받지 못해 고전했다. KIA 야수들은 양현종이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실책을 3개나 범했다. 3-0으로 앞선 4회말에는 이범호의 연속 실책이 빌미가 돼 2점을 내줬다. 모두 비자책이었다.
하지만 동점을 허용할뻔한 위기에서 양현종은 후속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스스로의 힘으로 승리요건을 만든 뒤 6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 KIA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양현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많은 분이 ‘꿈의 20승’이라고 표현하셨고 나도 내가 20승을 거둘 것으로 생각한 적이 없다”며 “올 시즌을 잘 보내면서 20승에 가까워졌고 꿈을 이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달성하게 되니 꿈만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무사구 20승 기록에 대해선 “사구를 내주지 않겠다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생각하지 못한 기록이 나왔다”고 털어놓았다.
양현종은 “이상훈 선배님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최고의 투수다. 이상훈 선배님의 기록을 이어가 영광이다”고 기뻐한 뒤 “오늘 내가 승리를 챙기면서 우승이 확정되면 좋았겠지만 내일 에이스 헥터가 등판하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