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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개인 타이틀 경쟁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대목을 한 가지 발견할 수 있다. 투수 부문과 타자 부문이 다른 특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투수 부문 타이틀 경쟁은 현재 4강 이상의 팀들이 선전하고 있는 반면 타자 부문은 5위 이하의 중.하위권 팀들에서 주요 부문 경쟁자들이 나오고 있다.
투수 부문은 우선 다승과 평균 자책점에서 정규 시즌 우승 팀 두산의 에이스 니퍼트가 장악을 하고 있다. 니퍼트는 21승과 2.92의 평균 자책점으로 리그를 지배했다. 평균 자책점 2위도 두산 장원준(3.32)이다. 다승은 1위부터 공동 3위까지 모두 두산이고 신재영(넥센)과 헥터(KIA)가 뒤를 잇고 있다.
탈삼진 부문은 다소 양상이 다르다. 1위는 두산의 보우덴이지만 5위까지 그룹이 모두 5위 이하 팀들의 에이스급 투수들로 채워져 있다. 이 역시 특이한 대목이라 할 수 있다.
타격 부문은 중.하위권 팀 소속 선수들의 격전지다. 타격 1위 최형우(삼성 .371)를 포함해 5위 이내 선수 중 4강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는 선수는 LG 박용택(4위. 352) 한 명 뿐이다.
최다 안타 부문도 최형우(183개) 김태균(한화. 180개) 이대형(KT. 179개) 정의윤(SK.177개) 서건창(넥센. 174개) 순서로 이뤄져 있다. 서건창을 빼면 모두 중.하위권 팀들이다.
홈런에서는 1위 테임즈(NC. 40개)와 3위 김재환(두산. 36개)만이 5걸 안에 이름을 올려 놓은 상위권 팀 소속 선수들이다.
반짝 한 해만 이런 경향을 나타내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야구의 특성이 영향을 어느 정도 미쳤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타격은 온전한 개인의 플레이지만 투수는 공.수의 도움을 받아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안경현 SBS 해설위원은 “타자는 쉽게 말해 혼자만 잘 치면 된다. 작전이 나오는 상황을 제외하곤 개인이 잘 치는 것이 곧 팀 플레이다. 반면 투수는 수비수들의 도움도 받아야 하고 공격 지원도 받아야 성적을 낼 수 있다. 투.타에 걸쳐 다른 양상이 벌어지는 건 이런 특성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