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장' 김태형 두산 감독 "2022년, 무(無)에서 다시 시작"

두산베어스 김태형 감독. 사진=연합뉴스

[고척=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22년 두산베어스는 ‘무(無)’에서 다시 시작한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뒀지만 마지막에는 패배의 씁쓸함만 남았다.

두산은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1 KS 4차전에서 KT위즈에 4-8로 패했다. 이로써 7전4선승제 KS에서 4연패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지난해 KS에서 NC다이노스에게 패한데 이어 2년 연속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두산은 지난해 준우승 이후 원투펀치 역할을 했던 외국인투수 2명과 FA 오재일, 최주환 등을 한꺼번에 떠나보내며 전력이 약화됐다. 결국 정규리그에서 힘겨운 중위권 싸움을 벌인 끝에 4위에 만족해야 했다.

가을야구 시작과 함께 두산의 ‘승리 DNA’는 되살아났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준PO), 플레이오프(PO)를 잇따라 이기고 KS까지 올라오는 기적을 일궈냈다. KBO리그 역사상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시작해 KS까지 진출한 것은 두산이 최초였다.

‘미라클 두산’이 부활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체력적인 부담은 어쩔 수 없었다. 외국인투수 2명이 모두 빠진 상황에서 토종 투수들로만 버티며 7경기를 치른 뒤 KS에 올랐지만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잘 준비한 KT를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올 한 해 여기까지 잘와준 선수들에게 고맙고 1년 동안 고생한 코칭스태프,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하다”며 “다들 수고 많았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KS에서 4연패를 당한 결과에 대해선 “1, 2차전을 하면서 좋은 흐름이 우리 쪽으로 오지 않고 맥이 끊겼다”면서 “그 흐름을 왔을 때 안 놓쳐야 하는데 끌려가는 상황이 계속 됐다”고 아쉬워했다.

그래도 소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젊은 유망주들이 큰 경기 경험을 얻으면서 더 높이 성장할 발판을 마련했다. 김태형 감독은 “경험이 없던 선수들에게는 좋은 경험이 됐고 기존 선수들은 경험을 더 많이 했다”면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수훈 선수를 굳이 꼽지 않아도 될 만큼 우리 선수들 모두 고생했다”며 “특히 (이영하, 홍건희 등) 중간 계투가 역투했고, 야수들도 몸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선수들을 다시 한번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