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빛나 "롤모델 만들고 싶어, 정확히 닮고 싶은 대상 아직은 없다"

김민정 기자I 2019.06.11 13:05:29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배우 왕빛나가 bnt와 만났다.

왕빛나는 문제이, 레이첼콕스, 롱샴 등으로 구성된 여성스러운 의상은 물론, 레드립이 돋보이는 강렬한 메이크업, 이름처럼 반짝이는 느낌의 화보 콘셉트까지 무리 없이 소화하며 “역시 여배우”라는 찬사를 끌어냈다. 연기 내공이 탄탄한 만큼 다양한 포즈를 선보여 눈길을 사로잡기도.

최근 MBC 드라마 ‘슬플 때 사랑한다’ 종영 후 달콤한 휴식을 취하고 있다던 왕빛나는 “골프도 치러 다니고 운동도 많이 한다. 드라마 끝나고 못 만났던 친구도 만나고, 이것저것 정리도 하고 정말 쉬고 있다”며 근황을 전했다. 특히 이번 드라마에서는 짝사랑하는 役이지만, 악녀가 아닌 사랑하는 사람을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서포터 역할이라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촬영장 분위기를 묻자 “다들 작품에 집중하는 분위기였다. 다들 열심히 했던 것 같다”며 “류수영씨는 같은 소속사에 오래 있어서 친분이 있다. 현우씨도 MBC ‘메리대구공방전’에서 함께 연기했었다. 이번에 10년 만에 다시 만난 작품이었다. 서로 “20대 때 만났는데 30대 때 또 만났네? 40대 때 또 만나야지!”라고 했다. 다음에는 상대 역으로 만난다면? 난 땡큐다”라며 위트 있게 답했다.

이어 작품 선택 기준이 있냐고 묻자 “재미도 중요하지만, 내 캐릭터를 내가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캐릭터 정말 좋다, 내가 해보고 싶다, 힘들겠지만 도전하고 싶다, 이런 느낌이 있어야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악역을 많이 연기한 만큼 후유증은 없었냐고 질문하자 “나는 순간 집중력을 발휘해서 연기하는 스타일이다. 순간 집중하고, 순간 풀어지는. 한 장면마다 들어갔다 나갔다 한 것 같다. 나는 후유증이 없는데 보는 분들이 생기시더라. ‘쟤 되게 나쁜 애야’라고 오래 생각하신다. 지나갈 때 마주치는 분들의 시선이 따갑기도 했다”며 에피소드를 전했다.

노련한 연기를 펼치는 왕빛나 역시 슬럼프를 겪은 적이 있다고. “연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던 순간이 있었다. 선배님들의 조언도 있었고, 선생님들이 많이 도와주셨다”며 그때를 회상했다. 롤모델 역시 구체적으로는 없어 추후 만들고 싶다고. “예전에는 존경하는 선배님을 말하곤 했는데, 정확하게 ‘닮고 싶다, 저렇게 살고 싶다’라는 대상이 아직은 없는 것 같다. 앞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을 이었다.

인생작품에 관한 질문에는 “정말 많아서 하나 꼽기가 힘들다”며 ”연기 생활을 하면서 KBS ‘황진이’ 작품을 연기할 때 가장 사랑을 많이 받았다. 특히 힘들게 찍어서 기억에 남는다. SBS ‘두 여자의 방’ 은희수 역은 캐릭터에 가장 공감한 배역이다. 굉장한 악역이지만, 초반에 이 캐릭터가 나빠질 수밖에 없는 과정이 그려진다. 그때 너무 가슴 아팠고, 공감하게 된 것 같다. 이 두 작품 모두 내게 상을 안겨준 작품이기도 하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또 MBC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에서 맡았던 캐릭터가 가장 본인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친구 사이에서는 언니 같고, 심하게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모습이 나와 닮았다”고 전했다.

추후 어떤 캐릭터를 맡고 싶냐고 묻자 “신인 때는 굉장히 많았는데, 지금은 어떤 캐릭터든지 내가 잘 해내고 싶다는 생각이 커진 것 같다. 캐릭터에 대한 욕심보다는 얼마나 소화할 수 있느냐에 포커스가 맞춰졌다”고 성숙한 면모를 보였다.

이와 마찬가지로 연기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 역시 소화력이라고. “나를 보는 분들에게 공감이 될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불쌍한 역할이면 나를 정말 불쌍하게 여겨주시면 좋겠다”며 말을 이었다. 이어 연예계 생활 속 힘이 되는 동료는 정말 많아 꼽기가 어렵다고.

배우로서의 강점을 묻자 ‘꾀부리지 않는 배우’, ‘성실함’을 말할 만큼 꾸준히 한 길을 걸어오고 있는 왕빛나. 그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을 묻자 “일할 때. 배우 왕빛나의 이름으로 정말 ‘나’이지 않나. 누구의 딸, 엄마, 친구가 아닌 오롯이 나일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한 것 같다. 워커홀릭이다”라며 진심을 전했다.

이어 “20년 동안 크게 공백이 없었다. 오래 쉰 적도 없고, 내 나름대로 한 계단씩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는 것 같다. 주인공, 조연 역할과 관계없이 배우 인생을 봤을 때 조금씩 커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10년 전의 나보다 여유로워지고 커져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할 때 앞으로 10년 후가 기대되곤 한다”며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2019 목표를 묻자 “많은 분께 보여질 수 있는 작품을 만나고 싶다. 올해는 마지막 30대니까, 30대의 인생작을 하나 남기고 싶다. 인기 있는 JTBC ‘스카이캐슬’ 같은 작품을 만나고 싶다. 많은 분이 재미있어 할 수 있는 작품에서, 내 캐릭터를 인정받고 싶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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