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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모나코 왕자' 박주영(AS모나코)이 갑작스런 부상으로 그라운드에 오를 수 없게 되면서 51년만의 아시안컵 제패를 노리는 한국축구대표팀(감독 조광래)에 비상등이 켜졌다.
대한축구협회는 26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협회 홈페이지(www.kfa.or.kr)를 통해 '박주영이 최근 치른 소속팀 경기 도중 오른 무릎 연골을 다쳐 아시안컵 본선 무대에서 뛸 수 없게 됐다'면서 '조광래 감독이 박주영을 대신해 중앙수비수 홍정호(제주유나이티드)를 선발해 엔트리를 메웠다'고 밝혔다.
박주영의 부상은 지난 23일 새벽에 열린 소쇼와의 프랑스 리그1 경기 도중 발생했다. 경기 종료 직전 결승골을 터뜨린 박주영이 특유의 기도 세리머니를 펼치기 위해 무릎을 꿇고 앉아 있던 상황에서 뒤늦게 달려온 동료들이 덮쳐 뒤엉커 넘어지며 무릎에 충격이 가해졌다.
하루 뒤 귀국하자마자 대표팀 주치의 송준섭 박사를 찾아가 정밀검진을 받은 박주영은 '무릎 연골을 다쳤으며, 최소 4주 이상의 휴식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컨디션을 완전히 회복하기까지는 두 달 가까운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해 아시안컵 본선 무대서 박주영을 공격전술의 정점으로 활용하려던 조광래 감독의 복안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앞서 조 감독은 박주영을 처진 공격수로 활용해 주변 공격자원들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내용의 전술을 구상한 바 있다. 조 감독은 박주영이 빠진 자리를 측면 공격자원인 박지성(맨체스터유나이티드)으로 메우고, 최전방은 지동원(전남드래곤즈) 유병수(인천유나이티드) 등에게 맡길 예정이다.
박주영이 아시안컵 본선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부상에 발목을 잡힌 이유는 두 가지다.
표면적으로는 세리머니 과정에서의 문제점이 부상을 낳은 것으로 보인다.
박주영의 골 세리머니는 그간 전문가들 사이에서 '부상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우려의 시선을 받아왔다. 골을 넣은 직후 무릎을 꿇은 자세에서 잔디 위해 슬라이딩 하는 박주영 특유의 골 뒷풀이 동작이 무릎에 적잖은 압박을 가하는 까닭이다.
특히나 골 상황 당시 박주영에게 동료들이 몰려드는 과정에서 여러 사람의 체중이 무릎에 과도하게 실린 건 부상의 도화선 역할을 했다.
한편, 피로누적 또한 부상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박주영은 근래 들어 소속팀과 아시안게임대표팀을 오가며 강행군을 지속해왔다. 이 과정에서 최근 두 달 간 13경기를 소화했다. 산술적으로 따져 나흘에 한 번 꼴로 그라운드에 오른 셈이다.
이 과정에서 박주영은 경미한 무릎 부상을 안고 일정을 소화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안게임 참가 기간 중 소속팀 모나코가 리그 강등권까지 추락한 점이 '주포'의 마음을 무겁게 했고, 휴식 없이 강행군을 지속하는 원인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