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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경기도 여주 페럼 클럽의 18번홀(파5). 1년 만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나들이에 나선 임성재(25)가 약 100m 지점에서 웨지로 친 공이 홀 왼쪽에 떨어진 뒤 한 번 튀어 올랐다가 그대로 멈췄다. 홀까지 남은 거리는 약 3m로 버디를 잡아내기에 가장 좋은 위치였다.
그린에 오르기 전에는 약 30m 지점에서 3개의 공을 내려놓고는 어프로치샷으로 홀을 공략했다. 처음에 친 공은 홀 바로 앞에 멈췄고 다른 2개의 공도 모두 1m 안쪽에 붙였다. 그린에 떨어진 공을 마치 자석으로 끌어들이듯 홀 앞에 멈추는 게 인상적이었다.
임성재는 11일부터 이 골프장에서 열리는 KPGA 코리안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에 출전한다. 이틀 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웰스파고 챔피언십을 끝내고 귀국행 비행기에 탄 임성재는 곧바로 대회가 열리는 여주로 이동했다.
오후 늦게 귀국해 시차 적응이 덜 된 상태였지만, 이날 처음이자 마지막 연습라운드를 가졌다.
오전 일찍 코스로 나선 임성재는 15년 지기 친구 이재원 그리고 후배 장희민과 18홀을 돌며 섬세하게 코스를 파악했다.
임성재의 연습라운드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최현 스윙코치는 조금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는 “아직은 몸이 무거워 보인다. 스윙도 완벽해 보이진 않는다”고 옆에서 지켜보며 날카롭게 평가했다.
최현 코치의 걱정과 달리 임성재와 함께 라운드한 동료들은 극찬했다. 샷 테크닉과 코스 공략 등 모든 면에서 압도했다.
10세 때부터 임성재와 우정을 쌓아온 친구이자 동료 이재원(25)은 “공식 경기에서 연습라운드한 것은 거의 9년 만인데 역시 급이 달랐다”며 “티샷으로 페어웨이를 놓치지 않는 게 인상적이었고, 그린 주변에서의 어프로치 실력도 뛰어났다. 또한 여러 상황에서 다양하게 기술샷을 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어제 귀국해서 피곤할 텐데도 이런 경기력을 보이는 게 신기했다. 역시 세계적인 선수는 다르다”고 평가했다.
연습라운드의 결과 또한 우승후보다웠다. 한 홀에서 여러 번씩 티샷을 할 때가 많아 정식으로 타수를 계산하지는 않았으나 전반 9개 홀에서만 5개의 버디를 잡아냈고 후반에도 버디 3개를 추가해 비공식이지만, 8언더파를 적어냈다.
연습 라운드를 마친 임성재는 “처음에는 몸이 조금 무거운 느낌이었는데 15번홀에서부터 몸이 풀리기 시작했다”며 “이때부터 이전의 거리가 나가기 시작했다”고 빠른 적응력을 보였다.
지난해 이 대회에 출전한 임성재는 1라운드에 앞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티샷도 하지 못하고 기권했다. 1년 만에 다시 코리안투어 대회에 나오는 임성재는 “지난해 아쉬움을 올해는 좋은 모습으로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임성재는 11일 낮 12시 57분부터 박상현, 정찬민과 함께 1번홀에서 1라운드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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