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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 K팝 관련 음악 방송을 제작하는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사가 미국에서는 힘을 못 쓰고 있다. 케이블채널인 CJ E&M에서 만든 음악 방송보다 현지인 선호도가 평균 두 배나 떨어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상파 방송사의 음악프로그램이 한국에서는 방송사 브랜드로 인지도와 시청률에서 모두 앞서고 있지만 가장 큰 음악 시장 중 하나인 미국에서는 제 이름값을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22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미국사무소에 따르면 미국인이 즐겨보는 K팝 관련 음악프로그램으로 Mnet ‘엠카운트다운’(42.1%·648명)을 가장 많이 꼽았다. SBS ‘인기가요’(27.7%·427명), KBS2 ‘뮤직뱅크’(15.1%·232명), MBC ‘쇼! 음악중심’(10.3%·158명)이 차례로 뒤를 이었다. ‘K팝 미국시장 소비자 조사’란 주제로 51개 주에서 K팝을 들어본 적 있다는 1540명의 현지인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다.이는 미국인들이 한국의 K팝 방송을 주로 유튜브(68.6%)와 드라마피버(12.9%)등 온라인 사이트에서 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온라인에서 시청해 지상파가 지닌 국내에서의 매체 영향력이 전혀 먹히지 않은
더 나아가면 미국인들이 지상파와 케이블이란 한국 채널 브랜드와 상관없이 콘텐츠만 보고 방송사를 선택했다고도 볼 수 있다. 이를 두고 김일중 콘진원 미국사무소장은 “케이블 채널 음악방송이 보여준 연출 방식과 스타일, 표현 등이 현지 팬들에게 더 어필했을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지상파와 달리 케이블채널이 실험적인 무대 구성 및 연출을 시도했고, 이 점이 미국인들이 케이블채널 음악방송을 더 찾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에서 K팝을 주로 소비하는 연령층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 여성으로, 최근 3~5년 이내 데뷔한 아이돌그룹에 대한 충성도가 특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K팝 트렌드에 민감한 현지 젊은 층의 입맛에 한국 케이블채널 K팝 방송의 새로움이 더 통했다는 얘기다. 국내 3대 아이돌 기획사(SM·YG·JYP)에 일하는 관계자는 “일부 지상파와 비교했을 때 케이블채널의 음악방송이 무대 구성 및 조명, 카메라 워크 등이 더 파격적”이라며 “특히 가수들의 컴백 무대에는 타이틀곡 뿐 아니라 수록곡 무대도 꾸려주고 가수들 무대 준비 영상까지 함께 내보내 줘 시청자 입장에서는 더 다양하게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Mnet의 모회사인 CJ E&M이 미국에서 한류 문화행사인 ‘케이콘(K-CON)’을 열고 현지 한류 팬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온 덕도 봤을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