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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 "지금까지 해온 것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느꼈다는 점이 중요하다."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은 여전히 시크했다. 첫 승에 대한 특별한 감정을 드러내진 않았다. 하지만 의미까지 폄하하진 않았다. 한국 야구의 패배자들이 만들어낸 첫 승리는 미래의 성공에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한국 야구 첫 독립리그 구단인 고양 원더스는 8일 고양 야구장에서 열린 LG 2군과 연습 경기서 안태영의 역전 스리런 홈런에 힘입어 5-4로 승리를 거뒀다.
비록 연습경기이긴 했지만 고양 원더스가 한국에서 치른 첫 경기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특히 그 상대가 프로팀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랬다.
김 감독은 "한국에서 치른 첫 경기였기 때문에 선수들이 뭔가 의식을 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일본에서처럼 자유롭고 신나게 플레이하지는 못했다"고 첫 인상에 대해 털어놓았다.
고양 원더스 선수들은 프로에 지명을 받지 못했거나 입단 후 곧 방출된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상대가 비록 2군이기는 했지만 뭔가 주눅들거나 쑥쓰러운 느낌이 들 수 밖에 없는 일.
고양 원더스 선수들은 일본에서 치른 연습경기서는 덕아웃이 늘 환호와 박수로 넘쳤다 하지만 이날은 비교적 조용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경기가 진행될수록 원더스 선수들의 몸은 가벼워졌고, 결국 2-3으로 뒤진 8회, 안태영의 역전 스리런 홈런에 힘입어 승부를 뒤집었다. 이날의 승리는 앞으로 고양 원더스가 치르게 될 경기에서 보다 당당하게 부딪힐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8회 승부를 뒤집었다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었다고 본다. 일본에서 해왔던 훈련들에 대해 (왜 그렇게 했어야 했는지를)선수들이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첫 경기에서 이겼으니 앞으로 자신감을 갖을 수 있는 승리였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김 감독은 "6회 연속 2루타로 동점을 만든 뒤 무사 2루서 추가점을 내지 못하는 장면들은 아직도 우리 선수들이 모자라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수비에서 미숙한 장면이 여럿 있었는데 그 역시 실수 보다는 실력이다"라는 냉정한 평가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