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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효진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공기소총 10m 여자 개인전 결선에서 중국의 황유팅을 슛오프 끝에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반효진과 황유팅은 결선에서 10.9점 만점 총알을 24발 씩 쏜 결과 똑같이 251.8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딱 한 발로 결정되는 슛오프에서 반효진이 10.4점을 쏴 10.3점에 그친 황유팅을 0.1점 차로 제치고 극적으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반효진은 1976년 몬트리얼올림픽 남자 레슬링에서 양정모가 첫 금메달을 딴 이후 대한민국 스포츠 역사상 100번째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 이번 대회 전까지 대한민국은 올림픽에서 금메달 96개를 수확했다. 그런 가운데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개막 사흘 만에 금메달 4개를 추가해 100번째 금메달 고지를 정복했다.
반효진은 펜싱 사브르 개인전 오상욱(대전광역시청), 사격 여자 공기소총 10m 오예진(IBK기업은행), 양궁 여자 단체전 에 이어 한국 선수단에 네 번째 금메달을 선물했다. 사격에선 오예진에 이어 두 번째 금메달이다.
한국 사격은 대회 첫날인 27일 공기소총 혼성 경기에서 박하준(KT)-금지현(경기도청)이 은메달을 획득한데 이어 28일에는 오예진과 김예지(임실군청)가 여자 공기소총 10m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휩쓸었다.
현재 대구체고에 재학 중인 반효진은 2007년 9월 20일 생으로 만 16살이다. 역대 올림픽 최연소 한국 사격 선수다. 사격 종목에서 고등학생 선수가 올림픽에 나선 건 2004 아테네 올림픽 여자 공기권총 안수경 이후 20년 만이다.
반효진은 이날 오전에 열린 본선에서 634.5점을 쏴 올림픽 본선 신기록을 세웠다. 1발당 10.9점 만점으로 60발을 쏘는 공기소총 본선의 만점은 654점이다. 종전 기록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자네트 헤그 뒤스타드(노르웨이)가 세운 632.9점이었다.
올림픽 사격 종목에서 한국 선수가 대회 신기록을 세운 건 반효진이 3번째였다. 1988 서울 대회에서 안병균이 남자 공기소총 본선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선 ‘사격 황제’ 진종오가 남자 권총 50m 결선에서 대회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반효진은 진종오 이후 한국 선수로는 8년 만에 올림픽 대회 기록을 수립했다.
본선 1위로 결선에 오른 반효진은 결선에서도 안정된 점수를 이어갔다. 공기권총 10m 결선은 8명의 선수가 1발당 10.9점 만점의 총을 10발씩 격발한 뒤 이후 두 발씩 사격해 마지막 한 명이 남을 때까지 경쟁하는 ‘서든데스’ 방식으로 진행된다.
반효진은 첫 번째 시리즈 5발에서 52.8점을 쏴 2위로 출발했다. 하지만 두 번째 시리즈 5발에선 52.4점에 그쳐 5위까지 밀려났다.
2발씩 쏘는 서든데스에서 반효진은 다시 살아났다. 10.9점 만점 두 발 포함해 12발 연속 10.5점 이상 쏘면서 선두로 올라섰다. 반면 반효진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황유팅은 8번째 시리즈에서 9.6점에 그치면서 점수차가 확 벌어졌다.
하지만 반효진은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었다. 마지막 두 발에서 급격히 흔들리면서 9.9점, 9.6점에 그쳤다. 결국 모든 발을 다 쐈을때 251.8점으로 황유팅과 동점을 이뤘다.
금메달은 딱 한 발로 승부를 가리는 슛오프에서 가려졌다. 먼저 쏜 황유팅이 10.3점을 쏜 반면 나중에 방아쇠를 당긴 반효진이 10.4점을 기록하면서 극적으로 금메달을 확정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