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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10일 오후 11시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오만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2차전을 치른다.
경기 하루 전인 9일 오만 무스카트의 시티 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홍명보 감독은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경기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승점 3을 따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 주역’이자 한국 축구가 배출한 최고의 수비수인 홍명보 감독은 우여곡절 끝에 10년 만에 대표팀 지휘봉을 다시 잡았다.
하지만 출발이 최악이었다. 안방에서 열린 3차 예선 1차전에서 ‘약체’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0-0 무승부에 그쳤다. 경기 내내 야유가 쏟아질 정도로 여론이 안 좋은 상황에서 결과마저 뒷받침되지 않았다. 만약 이번 오만전에서도 시원한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면 ‘홍명보 조기경질론’이 급격히 확산할 수밖에 없다.
다행인 것은 팔레스타인전 부진에도 불구, 선수단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는 점이다. 팔레스타인전을 앞두고 선수들이 제대로 손발을 맞추기 어려웠던 반면 이번에는 보다 여유를 갖고 경기를 준비할 수 있다는 점이 다행이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홈 경기를 할 때보다는 전체적으로 많이 좋아졌다는 느낌이 든다. 선수들 컨디션도 전체적으로 좋아졌다”며 “경기 운영, 전술적인 면에서 하루, 이틀 더 함께 훈련한 점은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팔레스타인전과 달리 출전 선수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홍명보 감독은 “(왼쪽 풀백 자리만) 부상 선수(설영우)의 회복 속도를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며 “다른 포지션은 대체로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오만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76위로 한국(23위)보다 53계단 아래인 약체다. 하지만 언제든 강팀을 잡을 수 있는 저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은 2002년 한일월드컵의 감동이 여전히 남아있던 2003년 아시안컵 예선 오만 원정경기에서 1-3으로 덜미를 잡힌 적이 있다. 이른바 ‘오만 쇼크’였다. 그런만큼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오만은 이라크와 원정 1차전에서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0-1로 아깝게 패했다.
홍 감독은 “오만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다”면서도 “더 중요한 건 우리가 얼마나 좋은 경기력을 통해 결과를 가져오느냐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은 이런 부분에 대한 경험이 있다. 주축 선수들은 월드컵 최종예선 경험을 해 봤다”면서 “우리 선수들을 신뢰한다. 선수들이 지난 경기를 잊고 경기에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마침 무스카트는 홍 감독에게 좋은 기억이 있는 장소다. 12년 전 2012 런던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짓고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았던 곳이 바로 오만 무스카트였다.
홍 감독은 “나쁘지 않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시간이 많이 흘렀다”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팔레스타인과 첫 경기에서 결과를 못 냈다”며 “모든 부분에서 한 단계 상승할 수 있는 곳이 이곳이면 좋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