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400만의 작은 국가…분리독립한 지 20년 불과
2018년 준우승 파란 이어 이번에도 준결승 진출
"우리는 훌륭한 팀…성과에 대해 고마움 전하고파"
[이데일리 스타in 이지은 기자] 크로아티아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여정이 4강에서 끝났다. 지난 대회에 이어 2연속 팀을 준결승에 올려놓은 즐라트코 달리치 감독은 “고개를 들고 우리가 이룬 것을 자랑스러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즐라트코 달리치 크로아티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사진=AP Photo/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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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는 14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의 루사일 아이코닉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4강전에서 아르헨티나에 0-3으로 패했다. 앞선 두 경기를 승부차기까지 끌고 가는 체력전을 치른 와중에 현존 최고의 축구 선수로 평가받는 상대 공격수 리오넬 메시를 막지 못했다. 이로써 4년 전 러시아에 이어 2회 연속 월드컵 결승 진출 기회는 좌절됐다.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의 생애 첫 월드컵 우승 도전도 막 내렸다.
경기가 끝난 뒤 달리치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해낸 성과에 대해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앞세웠다. 이어 “우리는 훌륭한 팀이었고, 두 차례 월드컵 준결승에 오른 세대들이 있다”며 “다시 일어서서 3위에 오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격려했다.
FIFA 랭킹 12위인 크로아티아는 1992년 구 유고슬라비아 연방에서 분리 독립한 신생국가다. 인구 400만명 남짓으로 파나마, 조지아 등의 규모와 비슷한 작은 국가다. 2002년부터 2014년까지 세 번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2010 남아공 대회에서는 본선에도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2018 월드컵에서 전통의 강호 잉글랜드를 꺾고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하는 드라마를 썼다. 이번 대회에서도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였던 브라질을 꺾고 4강에 진출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두 대회에서 크로아티아는 5차례의 연장 승부를 치렀고 전부 승리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위에 있는 팀들을 상대해 간판 골잡이 없이도 탄탄한 조직력으로 버텨냈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달리치 감독이 있다. 2017년부터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첫 번째 월드컵에서는 최고 성적, 두 번째 월드컵에서는 연속 기록을 써내며 크로아티아 역대 최고의 명장으로 우뚝 섰다.
|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행이 좌절된 뒤 패배를 곱씹는 크로아티아 브루노 페트코비치(사진=AP Photo/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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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패장이 된 달리치 감독은 결과에 대한 승복과 함께 상대를 향한 존중도 표했다. 그는 “아르헨티나의 승리를 축하한다. 그들은 우리를 이기고 원하는 결과를 얻었고, 이게 스포츠”라며 “특히 메시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가 없다. 세계 최고의 선수이자 가장 위협적이었던 선수”라고 말했다.
한편 크로아티아는 오는 18일 오전 0시 카타르 알라이얀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3·4위 결정전을 치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