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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여지도) 목판본을 보면요, 정말 억소리가 나요. 어찌 보면 예술가잖아요. 많은 위대한 예술가들이 그러했듯 김정호 선생도 일상생활이 가능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 정도로 완벽하게 만드는데 일상생활을 신경쓸 수는 없었을 거예요. 그런 점에서 빈 구석이 많은 인물로 묘사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런 모습이 목판본과는 대비되면서 흥미롭게 보이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차승원이 그려낸 김정호는 사람 냄새 폴폴 난다. 그의 삶에서 지도를 빼면 빈틈 투성이다. 제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백성을 위해 지도를 그릴 만큼 마음이 한없이 넓고 따뜻한 사람인데, 지도를 그리느라 가정은 뒷전인 어찌보면 무정한 애비다. 200여년 전 김정호의 삶이 그렇지 않았을까. 초상화 속 김정호 얼굴이 차승원과 너무 흡사해 더 그런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김정호 선생이 지도에 나와 있는 곳을 다 다녔냐, 안 다녔냐 지금도 의견이 분분하잖아요. 제가 추측건대 모든 곳을 다 다닐 수는 없었겠지만 그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졌는데 책상에 앉아서만 지도를 만들지는 않았을 겁니다. 김정호 선생의 호도 옛 ‘고’에 뫼 ‘산’을 썼을 만큼 산을 좋아하셨다고 해요. 초상화를 보면 얼굴이 많이 야위어 있잖아요. 고생의 흔적이 묻어난 얼굴인데 그 얼굴이 그냥 나온 것 같지는 않더라고요. 초상화를 봤는데 ‘안 닮았어요’ 이런 얘기는 못 하겠더군요. 요즘말로 ‘싱크로율‘이 90%쯤? 기분이 묘했어요.”
차승원은 이번 영화를 찍으며 자연의아름다움을 느꼈다고 했다. 산을 좋아하는 유해진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도 했다.
“원래 산, 강, 들 이런 것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유)해진씨가 산에 간다고 하면 그 힘든 데를 왜 가냐고 했었어요. 태어나서 처음 백두산에 가봤는데 천지를 봤을 때는 생전 처음 보는 광경에 입이 떡 벌어졌어요. 하늘이 열리는 느낌이라는 게 이런 것이 아닐까 경이로움을 느꼈죠. ‘고산자, 대동여지도’를 찍으며 대한민국이 이렇게 넓었나, 이렇게 아름다웠나 생각도 들었어요. 저도 그렇고 우리가 살면서 늘 옆에 있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잘 모르고 살잖아요. 자연이 그런 것 같아요. 앞으로는 뭔가 생각거리가 많을 때는 산을 찾게 될 것 같아요.”
김정호는 지도에 미쳤는데 차승원은 요즘 뭐에 미쳐있냐고 물었다.
“당연히 (영화) 홍보에 미쳐있죠. 요즘 저를 가리켜 주변에서 ‘홍보홀릭’이라고 부릅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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