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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나, '주홍글씨' 지우고 싶다면?.."마스터스 티켓으로 증명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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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오 기자I 2014.03.26 14:16:20
나상욱(이데일리 DB)
[이데일리 스타in 김인오 기자] “케빈이 3~4승이나 메이저대회 우승을 한 번만 한다면 투어에서 가장 느린 선수가 아닌 느린 편에 속하는 선수들 중 한 명으로 인식이 바뀔 것이다.”

미국 골프채널 유명 해설자인 브랜들 챔블리는 최근 방송에서 ‘슬로우 플레이 낙인’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케빈 나(31·한국명 나상욱)에게 해결책을 제시했다. 우승만 하면 모든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메이저대회 우승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2주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최고의 이슈는 시즌 첫 우승을 거둔 존 센든도, 맷 에브리도 아닌 재미교포 케빈 나였다. 이유는 슬로우 플레이. 타이거 우즈, 필 미켈슨 등 스타 선수들의 부진이 이어지자 미국 언론들은 흥행 부진을 대체할 수 있는 ‘먹잇감’으로 케빈 나를 선택했고, 지난 16일 발스파 챔피언십 3라운드부터 24일 끝난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까지 무차별적인 공세를 이어갔다.

경기 상황을 전혀 모르는 갤러리들도 비난에 동참했다. 아널드 파머 대회 2라운드에서는 인종 차별적인 발언과 경기에 지장을 줄 정도의 고함도 나왔다. 급기야 경기 위원까지 부른 케빈 나는 3라운드에선 현지 경찰들의 경호 속에 경기를 치러야 했다.

억울했지만 케빈 나는 말을 아꼈다. 어떤 얘기를 해도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케빈 나는 “응원해준 팬들 덕분에 기분이 좋다. 실력으로 나를 증명하면 된다”고 짧은 인터뷰를 했다.

해설자 챔블리가 말했고, 자신이 인정했듯이 현재 케빈 나에게 필요한 것은 우승이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따라서 28일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TPC 오크스 코스(파72·7435야드)에서 열리는 텍사스오픈에 참가하는 케빈 나의 각오는 이전 대회와는 분명 다르다.

또한 이번 대회는 2주 후 개막하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티켓을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세계랭킹 78위인 케빈 나가 마스터스 출전 커트라인인 세계랭킹 50위 내에 들기 위해서는 이번 대회를 상위권으로 마쳐야 한다.

올 시즌 성적만 보면 우승 후보로도 손색이 없다. 케빈 나는 올해 출전한 7개 대회에서 준우승을 포함해 톱10에 세 번 올랐다. 우승이 멀지 않았다는 뜻이다. 세계랭킹 5위 필 미켈슨(미국)이 22년 만에 이 대회에 출전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지만 “마스터스를 앞두고 실전 감각을 가다듬을 예정”이라는 그의 말처럼 전력을 기울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디펜딩 챔피언 마틴 레어드(스코틀랜드)가 타이틀 방어에 나서지만 올해 성적이 신통치 않아 경계 대상은 아니다.

나상현 SBS골프 해설위원은 “케빈 나를 비롯한 동양 선수들에 대한 공정한 보도를 원하는 목소리가 점점 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대회부터는 조심할 것으로 생각된다. 경기에만 집중한다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고 예상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최경주(44·SK텔레콤), 재미교포 존 허(24)를 비롯해 위창수(42·테일러메이드), 이동환(27·CJ오쇼핑), 노승열(23·나이키골프), 대니 리(24) 등이 출전한다. 최경주와 존 허는 이미 마스터스 출전권을 확보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우승해야만 마스터스 잔디밭을 걸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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