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따라잡기②]'꽃미남' 달리고 '아저씨' 쫓는다

▲ 영화 '거북이 달린다'의 한 장면

[이데일리 SPN 김용운 기자] 꽃미남은 도망가고 아저씨는 쫓아간다. 도망자와 추격자를 소재로 한 드라마와 영화에서 나타나는 공통점이다.

2008년 개봉한 ‘추격자’에서 연쇄살인범 지영민 역을 맡은 배우는 키 180cm가 넘는 꽃미남 하정우였다. 지영민을 쫒는 전직 형사 엄중호 역은 40대에 접어든 아저씨 배우 김윤석이었다. 둘은 올 하반기 개봉 예정인 나홍진 감독의 차기작 ‘황해’에서도 쫓고 쫓기는 관계로 출연한다.

아저씨가 쫒아가고 꽃미남은 도망가는 경우는 비단 ‘추격자’와 ‘황해’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개봉해 300만 관객을 모은 ‘거북이 달린다’에서도 탈옥수 송기태 역을 꽃미남 배우인 정경호가 맡았고, 그를 쫓는 시골 형사 조필성으로 김윤석이 등장했다.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에서는 시골형사로 분한 송강호가 연쇄살인 용의자 역의 박해일 뒤를 쫓았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에서는 최민식이 유지태의 뒤를 밟기에 바빴다. 할리우드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에서도 머리가 벗겨진 아저씨 톰행크스가 꽃미남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끈질기게 따라다녔다.

최근 안방극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KBS 2TV 수목드라마 ‘추노’는 약간 다르다. 쫓는자와 쫓기는자 모두 꽃미남으로 구성돼 있다.

▲ KBS 2TV 드라마 '추노'에서 송태하 역의 오지호(사진=KBS)

조선 최고의 추노꾼 대길 역의 장혁과 대길에게 쫒기는 송태하 역의 오지호 모두 잘 생긴 배우다. 게다가 이들은 얼굴뿐만 아니라 매회 식스팩 복근을 드러내며 근육질 몸매를 과시한다. 여기에 대길과 함께하는 동료 왕손이 역의 김지석, 최 장군 역의 한정수도 장혁, 오지호에 뒤질세라 근육질의 몸매를 숨기지 않는다.

심리학자 출신 심영섭 영화평론가는 “육체적 움직임의 동반 없이는 쫓고 쫓기는 과정 자체를 만들어 낼 수 없어 남성적인 매력이 강조되곤 한다”며 “또한 쫓기는 자에게 보는 이들이 감정이입을 하기 때문에 쫓는 역에 비해 외모가 강조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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