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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필더 요주아 키미히(바이에른 뮌헨)은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내 인생 최악의 날”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2018 러시아 월드컵과 지난해 유로 2020에 이어 또 실망스러운 결과를 냈다”며 “대표팀이 부진의 늪에 빠질까봐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독일, 스페인, 코스타리카, 일본이 속한 E조는 조 추첨 직후부터 ‘죽음의 조’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독일과 스페인의 양강 체제가 유력했지만 일본의 선전이 판도를 흔들었다. 독일이 최대 희생양이었다. 1차전에서 2-1 역전패하면서 어려운 출발을 했고, 결국 최종전에서도 경우의 수에 발목을 잡혔다.
공격수 니클라스 퓔크루그는 “이번 대회 결과를 받아들이기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우린 오늘 경기 때문에 탈락한 게 아니라 일본전에서 패해 떨어진 것이다. 일본전 결과는 매우 뼈아프고 받아들이기가 어렵다”고 자책했다.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레알 마드리드)는 “첫 번째 경기에서 패배한 게 지금까지 우리를 압박한 것 같다”면서 “조별리그 탈락은 우리의 잘못”이라며 “스페인을 비난하는 건 쉬운 방법이지만, 우리를 성장시키는 데는 도움이 안 된다”고 고개를 숙였다.
독일은 직전 러시아 대회에서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에 0-2로 패하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4년 만에 ‘카잔의 기적’을 설욕하기 위해 나선 이번 월드컵에서도 결국 아시아팀에게 덜미를 잡혔다. 월드컵 본선 2연속 조별리그 탈락은 독일 축구 역사상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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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후 플릭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 당장 말하긴 어렵지만 우린 이번 월드컵을 냉정히 평가하고 다른 방향으로 향해야 한다”면서 “나는 매우 비판적인 사람이고 모든 걸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취재진이 향후 사임 여부에 관해 묻자 “아직은 모른다. 탈락 직후 얘기하긴 어려운 부분”이라면서 “곧 결정하겠다”고 답변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