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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은 20일 키르기스스탄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캡틴’ 손흥민(토트넘)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두고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대표팀은 2-3 충격패를 당했던 말레이시아전과 마찬가지로 상대 밀집수비에 막혀 답답한 모습을 드러냈다. 후반 18분에 터진 손흥민의 사이다 같은 발리슛이 아니었다면 또다시 낭패를 볼 수도 있었다.
대표팀은 기르기스스탄전 승리로 조별리그 2승1패를 기록했다. 같은 날 바레인에게 패한 말레이시아와 2승1패 동률을 이뤘지만 승자승 원칙에 따라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토너먼트 일정은 가시밭길이다. 대표팀은 오는 23일 이란과 16강전을 벌인다. 현재 아시아 축구 최강인 이란은 아시안게임에서도 4차례나 우승했다. 한국과 함께 최다 우승 기록을 가지고 있다.
A대표팀의 경우 한국은 이란을 상대로 2011년 1월 아시안컵 8강전에서 1-0으로 이긴 이후 7년 넘게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그 사이 5경기에서 1무4패로 절대 열세다. 심지어 5경기에서 단 1골도 넣지 못했다.
그나마 올림픽 대표팀은 역대 전적에서 7전4승1무2패로 앞서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3·4위전에서 구자철, 박주영, 지동원의 연속골에 힘입어 4-3으로 이기고 동메달을 차지한 좋은 기억도 있다.
이란은 이번 대회 F조에서 기복있는 경기력을 보였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차전에서 0-0으로 비긴 뒤 북한을 3-0으로 이기면서 16강을 일찌감치 확정지었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약체 미얀마에게 0-2로 패해 논란을 빚었다.
16강에서 한국을 피하기 위해 고의로 패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가 북한에게 0-3으로 지면서 결국 한국의 상대로 결정됐다.
만약 조 1위가 됐다면 16강에서 일본과 만날 수 있었다. 일본도 만만치 않은 상대지만 이란보다는 수월하다. 일본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대비하기 위해 선수 전원을 21세 이하로 구성했다. 와일드카드도 기용하지 않았다. 조별리그에서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에게 0-1로 패했다.
일정도 불리하다. 조 1위였다면 한국 대표팀은 자와바랏주 브카시(패트리엇 스타디움)에서 16강전과 8강전을 치른 뒤 4강 및 결승을 자와바랏주 보고르(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펼친다. 이동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조 2위가 되면서 한국은 여러 도시를 왔다갔다하는 장거리 여행이 불가피하게 됐다. 16강전은 치카랑(위바와 묵티 스타디움), 8강전은 브카시(패트리엇 스타디움), 4강 및 결승은 보고르(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치러야 한다.
특히 조 1위였다면 24일에 16강전에 나서지만 조 2위가 돼 하루를 덜 쉬고 23일에 이란과 만나야 한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스밖에 업ㅎ다. 김학범 감독도 “스스로 꽃길, 시멘트길 다 놓치고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이란을 이기면 8강전 상대는 우즈베키스탄이다. 우즈베키스탄은 현재 23세 이하 대표팀에서 최강 실력으로 평가받는다. 올해 1월에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4강전에서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에 1-4 대패했다.
우리 입장에선 이것저것 따질 입장이 아니다. 무조건 앞에 놓은 경기를 이기고 나가는 방법 밖에 없다. 긍정적인 부분은 말레이시아전 충격패가 선수들에게 좋은 예방주사가 됐다는 점이다. 말레이시아전 이후 선수들의 투지가 살아났고 팀이 하나가 됐다.
김학범 감독은 “이제 벼랑 끝 승부다. 선수들도 잘 인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전에서 선수들이 잘 느꼈을 것이다”며 “모든 경기가 결승전이고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고 나설 것이다”고 각오를 전했다.
주장 손흥민의 의지도 남다르다. 손흥민은 “이란은 성인팀은 물론 유스팀도 강하다. 다른 팀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지만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제 만나는 팀들은 실력 차가 별로 없는 우승후보다. 선수 모두 잘 알고 있고 나도 잘 이끌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