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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 성폭행 파문…영화계로 불붙은 미투운동②

박미애 기자I 2018.02.06 15:27:42
영화계 동성 성폭행 파문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동성 성폭행 사건으로 국내 영화계로까지 미투(#MeToo)운동이 불붙었다.

최근 여성감독 A가 여성감독 B에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5일 여성영화인모임과 한국영화감독조합에서 A 감독의 수상을 취소하고 조합원 자격을 박탈했다. 해당 사건은 B 감독이 자신의 SNS에 ‘미투 캠페인에 동참하는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B 감독은 해당 글에서 “가해자는 재판 기간 동안 본인이 만든 영화와 관련한 홍보활동 및 GV, 각종 대외 행사, 영화제 등에 모두 참석했다. 올해의 여성영화인상까지 받은 가해자의 행보는 놀라움을 넘어 인간이란 종에 대한 씁쓸함마저 들게 했다”고 적었다. 여성영화인모임은 A 감독의 수상 취소를 결정하면서 “수상자 선정 과정에서 이 사건에 대해 면밀히 파악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채윤희 대표는 “이번 일로 여성운동이 위축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며 “여성영화인모임은 여성영화인의 권익을 옹호하고 성평등 구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미투운동은 지난해 할리우드 유명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문에서 시작, 최근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의 폭로로 국내로까지 번졌다. 국내에서 미투운동은 2년전 ‘문단 내 성폭력’ ‘영화계 내 성폭력’ 등 고발 운동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 과정에서 지난해 김기덕 사건, 조덕제 사건 등이 영화계 내 성폭력 이슈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고 여혐 및 페미니즘 논란 등과 함께 젠더 이슈로 확장됐다. 여기에 할리우드발 미투운동이 더해져 국내에서 성폭력 이슈가 더 힘을 받고 대중의 관심도 끊이지 않고 있는 것. 서 검사과 B 감독의 커밍아웃도 단순히 할리우드에서 시작된 미투운동 때문이 아니라 몇 해 전부터 성폭력 등 젠더 이슈에 대한 사회 변화의 요구와 연결돼 있다는 분석이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여성 감독 사건 같은 경우 사회적 소수자의 목소리를 대변해온 사람들이 많이 있는 독립영화계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 안타까운 측면이 있는데 미투운동으로 그간 쉬쉬해온, 밝혀져야 할 일들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은 의미가 있는 일이다”고 말했다. 그는 “미투운동이 단순히 ‘이런 일이 있었다’는 폭로에 그치지 않고, 피해자를 지지해주고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게 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야 한다”며 “벌써 현장에서는 여성영화인들에게 가해졌던 성적인 농담이나 희롱이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했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에서는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를 하기로 했다. 영진위 관계자는 “오늘, 내일 중 내외부 인사 5인으로 구성된 조사팀을 꾸리는 대로 관련 사건 조사에 착수한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서 관련자는 규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서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고 전했다.

성추행 폭로 #Me T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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