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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1000만 관객? 현실인지 구분이 안 가요”(웃음)
‘국제시장’으로 상업영화계 입문한 배우 이현은 들떠 있었다. 실감이 나지 않는 듯 양손으로 볼을 꼬집어보기도 했다. 13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의 한 카페에서 이현을 만나 첫 작품을 끝낸 소감을 들어봤다.
이현은 “유명 배우들이 함께한 대작에 출연했다는 사실만으로 영광이었다”면서 “내 첫 상업영화가 1000만 관객 동원이라니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운을 뗐다. 그는 “어머니 가게에 손님들이 오셔서 축하해주셨다. 그제야 조금 실감이 났다”고 말했다.
‘국제시장’은 이 시대 아버지들의 자서전과 같은 영화다. 극중 소년이던 윤덕수(황정민 분)는 아버지와의 약속을 가슴 속에 품은 채 가장으로 성장, 격동의 근현대사를 살아간다. 아버지 세대의 애환이 묻어나는 ‘국제시장’에서 이현은 실제 아버지와 함께 연기했다.
그는 “아버지 세대의 삶을 그린 영화에 아버지와 함께 출연한 것은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며 촬영 후 아버지와 더욱 돈독해졌다고 밝혔다. 이현은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재직한 후 사업에 뛰어든 아버지는 평소 영화에 조예가 깊지는 않으셨다. 하지만 촬영 후 캐릭터 분석이나 영화 비평 등 다양한 조언을 해 주신다”며 활짝 웃었다.
이현은 “한번은 아버지가 ‘연기는 정말 힘들구나. 넌 이 일을 계속하고 싶냐’고 물었다. 그때 주저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고 언급했다. 그는 “아버지와 다시 한 번 같이 연기하고 싶냐”는 기자의 질문에 “기회가 된다면 어머니와도 연기해보고 싶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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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국제시장’을 촬영하면서 연기 욕심이 지나쳐 아쉬웠던 장면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감정 몰입이 어려웠던 씬에서 선배 황정민의 배려로 무사히 촬영을 마친 일화도 공개했다. 이현은 “NG를 냈는데 황정민 선배가 ‘물 좀 마시고 쉬었다 (연기) 해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었다. 감정 몰입이 힘들었는데 선배가 시간을 벌어주셔서 다시 감정을 잡을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황정민은 지난해 1월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 시사회 때 이현을 초대했다. 그는 이후 ‘국제시장’ 쫑파티 때 이현에게 “넌 (내가 시사회 때 챙겨 줬는데) 고맙다고 말도 안 해?(웃음)”라며 농담을 건넸다. 신인 배우에게 대선배가 먼저 손을 내민 것이다.
이현은 ‘국제시장’을 놓고 벌어진 정치적 논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정치적 논란 자체도 관심의 표현일 것”이라며 “영화는 영화일 뿐, 예술로만 봐 달라”고 주문했다.
‘국제시장’이 1000만 관객을 동원했지만, 이현은 촬영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 평일에는 연습실에 가서 연기 연습에 몰두하고 주말이면 영화사에 프로필을 전하러 다닌다. 상업영화 데뷔 전과 같이 독립영화 촬영에도 임하며 연기 갈증을 해소하고 있다.
이현은 지난해 10월 개봉한 영화 ‘나를 찾아줘’를 인상 깊게 봤다고 말했다. 그는 주인공인 벤 애플렉의 역 ‘닉 던’과 같은 캐릭터를 앞으로 소화해보고 싶다고 얘기했다. 감정 노출이 많아 연기하기는 어렵겠지만, 매력적인 캐릭터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이현은 “시나리오에서 배역의 이미지는 윤곽이 그려진다. 그러나 그 배역에 매력을 더하는 것은 배우의 몫인 것 같다”고 연기에 대한 소신을 드러냈다. 연기 스펙트럼을 보다 넓히고 싶다는 그는 “시나리오와 영화, 배역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배우가 되고 싶다”면서 인터뷰를 마쳤다.
카페를 떠나기 전 허공을 넌지시 바라보던 그의 눈빛에서 좋은 배우가 되겠다는 꿈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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