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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 야구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한번 믿고 쓰는 선수는 좀처럼 바꾸려 하지 않는다. 그만큼 반대쪽의 아픔이 생기게 된다. 출장 기회를 얻지 못하는 선수들이 그만큼 많아지기 때문이다.
임재철은 그래서 특별한 선수다. 김 감독이 늘 아픈 손가락으로 가장 먼저 꼽는 선수가 바로 임재철이다. 보다 강력한 타선 구축을 위해 늘 자리를 양보해야 했던 선수이기 때문이다.
임재철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플레이오프 3차전서도 선발 출장하지 못했다. 그 보다는 김현수와 정수빈이 먼저였다.
임재철은 4회부터나 그라운드에 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존재감은 처음부터 경기를 지배한 그 어떤 선수보다 더 빛났다.
마지막 한방은 왜 임재철이 여전히 두산에 꼭 필요한 선수인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6-8로 뒤진 11회말 무사 만루. 임재철에게 정말 맛깔나는 밥상이 차려졌다. 무사 만루가 늘 빛나는 성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성공의 기쁨이 큰 만큼 실패에 대한 부담 역시 클 수 밖에 없다.
임재철과 같이 기회가 언제나 주어지는 것이 아닌 선수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임재철은 보란 듯 해냈다.
삼성 투수 정인욱의 직구를 잡아당겨 좌측 선상에 떨어트리는 2루타. 두산은 단박에 동점을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찬스는 무사 2,3루로 이어졌다.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은 손시헌이었다. 하지만 이날 가장 빛나는 스타는 임재철이었다는데 이견을 달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임재철은 "공을 노리고 친 건 아니다. 비슷하면 치겠다는 생각이었다. 삼성 투수가 긴장한 것 같았다. 자신감 있었다"며 "9회 볼넷으로 출루할 때 안지만 선수 볼이 안좋았다. 다음타자인 (손)시헌이한테 알려주고 나갔어야 하는데 지금 얘기들어보니 그러지 못해 미안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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