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올해의 선수와 상금 1위로 나선 김아림은 경기력이 좋아진 이유 중 하나로 구질 변화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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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타를 치기 위해선 드로 구질이 유리하다. 쭉 날아가다 왼쪽으로 떨어지면서 더 많이 구른다. 공이 지면에 떨어져서는 톱스핀의 영향으로 더 많이 굴러가는 효과도 있다. 드로 구질이 장타엔 효과가 있지만, 아이언샷 등 정교함을 요구하는 상황에선 방향성에서 손해를 보는 게 단점이다. 컨트롤이 불안해 정확도가 떨어진다.
김아림은 작년부터 변화를 줬다. 낙하하면서 오른쪽으로 떨어지는 페이드로 바꿨다. 거리 손해가 있을 수 있지만, 샷 컨트롤이 쉽고 지면에 떨어진 뒤 많이 구르지 않아 정확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구질 변화에도 우려했던 티샷에서의 거리 차이는 크지 않았다. 2021년 평균거리 276야드였고, 올해 274야드를 기록 중이다. 대신 그린적중률은 눈에 띄게 향상됐다. 2021년 73%에서 올해 82%로 치솟았다. 티샷 페어웨이 안착률도 2021년엔 64% 수준이었으나 82%대로 높아졌다. 러프에서 치는 비중이 줄었고, 그린에 올리는 정확한 샷이 늘어나면서 매 라운드 언더파 행진 중이다.
김아림은 28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에서 열린 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둘째 날 2라운드에서 버디 5개에 보기 2개로 3언더파 69타를 쳤다. 중간합계 7언더파 137타를 적어낸 김아림은 이틀 연속 선두를 지켰다. 이날까지 올해 출전한 3개 대회 10라운드 동안 모두 언더파를 기록해 파죽의 상승세도 이어갔다.
김아림은 올해 1월 개막전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서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나흘 내내 60대 타수를 기록해 합계 20언더파 268타로 우승했다. 이어 지난주 혼다 타일랜드에서도 4라운드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쳐 공동 6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이틀 연속 60대 타수(68-69)를 적어내 최근 10라운드 연속 언더파 행진 중이다. 그 중 9번은 60대 타수를 기록했고, 최근엔 5라운드 연속 60대 타수를 기록 중이다. 혼다 타일랜드 1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로 올해 유일하게 70대 타수를 적어냈다.
샷의 정확성 향상과 함께 퍼트도 정교함도 높아졌다. 2023년엔 라운드 평균 퍼트 수가 30.32개를 기록했다. 작년에도 30.12개로 비슷했다. 올해는 28.75개로 쑥 내려갔다. 시즌 초반이지만, 현재와 같은 경기력을 계속 유지하면 사상 처음 베어트로피(최저타수상)을 노려볼 만하다.
경험이 쌓인 것도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김아림은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는 “5년, 10년 전부터 해온 게 쌓여서 지금 이 자리에 왔다고 생각한다”며 “언제나 최선을 다했고,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순위는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러나 경기를 풀어가는 과정은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다. 하고자 하는 것을 얼마나 잘해냈는지, 그만큼 준비를 잘했는지에 더 중점을 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처음 왔을 땐 LPGA 투어에 대한 데이터가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데이터를 쌓았고 그러면서 골프가 더 나아지고 있다”며 “2년 전 데이터까지 계속 참고 해서 연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