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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변희봉·노영국, 같은 날 떠난 두 연기 대부…연예계 추모[종합]

김보영 기자I 2023.09.18 17:46:30

故 변희봉, 췌장암 투병 중 별세…"완치 후 재발"
故 노영국, '효심이네' 출연 중 심장마비로 떠나
송강호, 故 변희봉 부고에 "안타까워" 슬픔 표해
'효심이네' 측 "재촬영 여부 등 정해진 바 없어"

(왼쪽부터)18일 세상을 떠난 고 배우 변희봉, 노영국.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변희봉과 노영국, 한국의 연기를 빛낸 두 대중문화의 큰 별이 오늘(18일) 세상을 떠났다.

방송계와 유족 등에 따르면 배우 변희봉(본명 변인철)이 18일 오전 췌장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향년 81세. 고인은 2017년 췌장암 진단을 받았고, 투병 끝에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암이 재발해 다시 투병을 이어오다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1942년에 출생한 고인은 연극 무대에서 활동하다 1966년 MBC 2기 공채 성우로 연예계에 입문했다. 이후 방송 연기자로 영역을 넓힌 그는 1981년 MBC ‘제1공화국’을 시작으로 ‘전원일기’, ‘조선왕조 오백년: 설중매’, ‘허준’, ‘찬란한 여명’, ‘하얀 거탑’, ‘왕과 비’, 영화 ‘국화꽃 향기’, ‘시실리 2km’, ‘더 게임’, ‘초능력자’ 등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활발히 오갔다.

우리나라 영화를 대표하는 거장 봉준호 감독과의 인연도 깊다. 고인은 봉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로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한국영화 역사에 대전환을 가져다 준 봉 감독의 화제작 ‘살인의 추억’과 ‘괴물’에 출연하며 연기력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당시 ‘괴물’로 2006년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과 아시아-태평양 영화제 남우조연상, 디렉터스컷 어워즈 올해의 남자배우상 등을 석권했다.

또 봉 감독의 두 번째 영어 영화이자 여섯 번째 장편 영화인 ‘옥자’를 통해 연기 인생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해 레드카펫을 밟기도 했다.

고인의 마지막 영화는 2019년 개봉 영화 ‘양자물리학’과 그 해 함께 방송된 OCN 드라마 ‘트랩’이다. 2020년에는 문화 각계에서 활약한 공로를 인정받아 고두심, 윤향기와 함께 은관문화훈장을 수여받기도 했다.

한편 고인의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20일로, 장지는 서울추모공원 흑석동 달마사 봉안당이다.

영화 ‘괴물’에서 변희봉과 호흡했던 배우 송강호는 이날 ‘거미집’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고인의 부고를 접하고 슬픔을 드러내기도 했다. 송강호는 “선배님과 함께 작품을 많이 했다. 평소 자주 뵙진 못했지만, 종종 연락드리곤 했다. 5년 전 제가 부친상을 당했을 때 조문을 오시기도 했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이어 “이후 선배님이 투병 중이라 자주 뵙지 못했다. 간간이 봉준호 감독을 통해서 소식을 들었다. 안타깝다”고 슬픔을 전했다.

같은 날 KBS2 새 주말드라마 ‘효심이네 각자도생’(이하 ‘효심이네’)에 출연 중이던 배우 노영국도 세상을 떠났다. 향년 75세. 노영국은 이날 새벽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특히 그는 ‘효심이네’에서 극 중 장숙향(이휘향 분)의 남편이자 태산그룹 회장 강진범 역으로 출연 중이었던 상황이라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드라마가 단 2회만 방송한 상황인 만큼 제작진도 그의 부고에 큰 충격을 받아 슬픔에 빠져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방송에 대해 ‘효심이네’ 측은 이데일리에 “재촬영을 비롯한 향후 계획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또 공식입장을 통해 “갑작스러운 비보에 큰 슬픔에 빠진 유족의 뜻에 따라 장례는 가족 친지들과 동료 선후배들이 참석해 조용하게 치를 예정”이라고 알리며 고인을 애도했다.

1948년생인 노영국은 서울예대 연극학과 출신이다.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 활동하다가 1974년 MBC 공채 탤런트 7기로 꼽힌 뒤 여러 드라마에 출연했다. 출연작으로는 ‘여명의 눈동자’, ‘제4공화국’, ‘장희빈’, ‘제국의 아침’, ‘대왕 세종’, ‘태종 이방원’ 등이 있다.

고인의 전 부인인 배우 서갑숙은 이날 이데일리에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많이 놀랐다. 오늘 아침에 들어서 아직 어떻게 된 건지는 정확히 모른다”며 “두 딸이 아빠한테 가 있다”고 황망한 마음을 전했다.

앞서 고인은 배우 서갑숙과 지난 1988년 결혼했으나 1997년 이혼한 바 있다.

서갑숙은 이혼 후에도 고인과 왕래하면서 지냈다고 전하며 “아이들이 있으니까 아이들 관련해서 문제 있을 때 의논하고 그렇게 지냈다. 최근에 연락 나눈 적은 없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고 노영국의 장례식장은 서울 한양대학교병원 장례식장 8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20일 오후 12시 20분 진행되며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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