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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러가 첫 이닝부터 제구 난조를 보이며 적지 않은 실점을 한 게 주요 패인이었다. 1회말 선두타자 추신수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한 뒤 최지훈에 중전안타를 내주며 바로 1, 3루 베이스를 채웠고, 이는 최정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만루 위기로 번졌다. 이후 결국 한유섬의 타석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실점했다. 이렇게 네 타자를 승부하는 동안 애플러가 던진 22구 중 14구가 볼이었다. 초반 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해 볼카운트 싸움에서 밀리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이후 라가레스와 박성한에게 내야 땅볼을 유도했으나 만루 상황에서 베이스를 밟고 있던 주자들은 그사이 모두 홈을 밟았다. 앞서 SSG 윌머 폰트는 1회초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삼진 두 개를 솎아내며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쳤다. 반면 애플러는 1회말부터 크게 흔들리며 3실점했고, 초반 분위기를 SSG에게 빼앗기는 계기가 됐다.
5회말 추가 실점 상황에서도 SSG의 상위타선을 상대로 고전했다. 특히 단기전 분위기를 좌우하는 홈런을 허용하며 승기를 완전히 넘겨줬다. 1사 후 추신수를 우전 안타로 내보낸 뒤 최지훈을 상대했는데, 2스트라이크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던진 4구째 124㎞ 커브가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가 됐다. 결국 점수는 1-5까지 벌어졌고 이후 격차는 더 좁혀지지 않았다.
지난 24일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3이닝을 던진 뒤 사흘을 쉬고 PO 4차전 선발 마운드에 다시 올랐던 애플러는 이날 나흘 휴식을 취한 뒤 등판했다. 3주께의 휴식을 취한 폰트와 비교하면 체력적인 열위에 놓일 수밖에 없는 일정이었으나, 키움으로서도 다른 선택권이 없었다. 지난 25일 PO 2차전에 등판했던 에릭 요키시가 당초 2차전 선발로 나설 것으로 예상됐으나, 1차전에서 불펜으로 투입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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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포스트시즌 4경기째 강행군을 버텨내진 못했다. 애플러는 이날 5회까지 92구를 던진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기록은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2탈삼진 5실점. 전날 선발 안우진이 물집 문제로 조기강판되면서 많은 불펜을 사용한 터라, 이날 애플러가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할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는 결과다.
반면 폰트는 3회 마찬가지로 무사 만루 위기를 맞이하고도 이용규에게 병살타를 유도한 뒤 이정후를 범타 처리하며 스스로 위기를 벗어났다. 1점을 내주긴 했으나 최소 실점으로 최대 위기를 막은 셈이다. 이날 폰트는 7이닝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SSG에게 KS 첫 승리를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