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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1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서 연장 10회말 양의지의 끝내기 송구 실책으로 무너지며 3-4로 역전패했다.
두 번의 투수 교체 결정이 결국 화가 되어 돌아온 승부였다.
선발 투수의 불펜 투입은 감독들, 특히 반드시 잡아야 하는 승부를 이끌고 있는 감독들에겐 피하기 어려운 유혹이다.
하지만 이 선택은 종종 더 큰 화를 부르는 악재가 되곤 한다. 특히 철저한 분업화로 운영되는 현대 야구에선 더욱 그렇다. 선발 투수와 불펜 투수의 성격 자체가 완연히 갈려져 있기 때문이다.
불펜 투수들은 첫 타자에 대한 집중력이 특별히 발달하게 된다. 첫 타자와의 승부가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중요한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첫 타자 승부에 약한 투수는 결코 훌륭한 불펜 투수가 될 수 없다.
선발 투수는 다르다. 한 타자와 승부가 아니라 긴 호흡의 운영이 뛰어난 선수들에게 적합하다. 주자를 내보내더라도 실점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운영 능력이 보다 중요한 보직이다.
두산은 8회초까지 3-0으로 앞서며 승기를 확실하게 잡았다. 8회와 9회, 두 이닝만 버텨내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림과 동시에 롯데를 강하게 압박할 수 있었다. 김진욱 두산 감독의 선택은 1차전 선발 니퍼트 투입이었다.
홍상삼이 1,2차전서 내리 홈런을 맞으며 흔들린 것이 마음에 남아있기에 내려진 결정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이 승부수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니퍼트는 4개의 안타를 연속으로 얻어맞으며 분위기를 롯데쪽으로 넘겨줬다. 두산은 뒤늦게 홍상삼을 내보냈지만 결국 흐름을 끊지 못하고 동점을 허용했다.
또 한번의 선택은 연장 10회말이었다. 두산은 8회와 9회를 힘겹게 넘어 온 홍상삼을 10회에도 마운드에 올렸다. 투구수는 이미 불펜 투수의 한계인 서른개를 훌쩍 넘고 있었다. 프록터는 10회말 첫 타자에게 3타수 1안타, 홍상삼은 2타수 무안타였던 데이터가 마음에 걸렸을 수는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이 교체 역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박준서는 홍상삼에게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두산 벤치는 그제서야 마무리 프록터를 투입했지만 계속된 1사 2루서 포수 양의지가 공을 놓치는 사이 3루를 파고든 박준서를 잡기 위해 던진 송구가 뒤로 빠지며 박준서에게 홈까지 허용했다. 승부는 그걸로 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