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야자키와 가고시마를 취재한 안경현 SBS ESPN 해설위원과 오키나와를 취재한 정철우 이데일리 SPN기자가 서로에게 그동안 보고 느낀 것을 묻고 답하며, 우리 팀들의 치열했던 겨울을 되짚어 보았다. 먼저 가고시마-미야자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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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 두산이 좋아졌다는 소리가 오키나와까지 들리더라.
안 : 확실히 좋아졌다. 두 팀을 만들어도 좋을만큼 탄탄한 전력을 갖춘 느낌이었다. 기존 타자들은 여전하고 마운드도 강해졌다.
정 : 가장 눈에 띈 선수는 누구인가.
안 : 니퍼트와 라미레스였다. 니퍼트는 빠른 공을 지니고 있지만 제구력도 수준급이었다. 라미레스는 공이 빠르지는 않지만 매우 까다로운 스타일이라는 평가더라. 둘 다 적응도 순조로워 기대가 매우 높았다.
정 : 이혜천 복귀도 큰 힘이 될 것 같다. 다만 일본에 다녀온 것이 오히려 장애가 되진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하다.
안 : 걱정 없을 것이다. 이혜천이 들어오면서 선발은 물론 불펜도 여유가 생겼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좌타자 한명을 확실하게 막아줄 수 있는 투수가 생긴만큼 전술이 더욱 다양해질 수 있다. 살이 좀 붙긴 했는데 그건 일본 가기 전에도 그랬다. 여전히 위력적인 공을 던지고 있다.
정 : 윤석민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는데.
안 : 좋은 타자다. 방망이 하나만 놓고보면 당장 주전으로 나가도 손색없는 선수다. 김동주를 떠올리면 된다. 파워가 있는데 정확성도 좋다.
정 : 그런 유형의 타자 중에 오히려 적극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안 : 그렇지 않다. 타석에서 매우 적극적이다. 그래서 더 위협적이다.
정 : 고영민은 어떤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팬 뿐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관심이 많던데.
안 : 좋아졌다.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졌더라. 이젠 2루가 확실한 자기 자리가 아니라는 현실에 적응하는 것 아니겠나. 타석에서 붕붕 날아가며 치던 단점을 고치려고 노력중인데 아직까지는 평가가 좋다. 시즌 들어가서 어떻게 다시 변할지 모르지만 지금까진 괜찮다고들 하더라. 물론 경쟁자인 오재원도 참 좋다.
정 : 다들 너무 좋아도 문제 아닌가.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선수는 한정돼 있는데.
안 : 그 부분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 같다. 주전과 비주전의 차이가 너무 적다. 나만 그렇게 느낀 것이 아니다. 선수들도 같은 말을 했다. 선수들이 한,두타석 치고 빠져야 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더라. 이 부분을 잘 관리해 주면 약이 될 수 있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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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 종합적인 평가를 먼저 부탁한다.
안 : 투수층이 많이 두터워진 느낌이었다. 선발진에 여유가 생기면서 불펜도 함께 두터워졌다.
정 : 코리는 어땠나.
안 : 힘으로 윽박지르는 투수는 아니더라. 변화구가 다양해서 선택의 폭이 넓은 투수였다. 팀 내 평가는 좋은 편이었다.
정 : 마무리는 결정됐나.
안 : 그 부분이 고민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현재까지는 양승호 감독께서 고원준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고원준이 얼마나 해주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것 같다. 자질은 충분한 선수니까 지켜봐야 한다.
정 : 롯데 투수들이 좋긴 한데 임팩트는 좀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안 : 그 부분이 좀 아쉽다. 스피드나 구종, 심지어 투구폼까지 다들 엇비슷하다. 시즌이 길게 진행되는만큼 비슷한 스타일을 계속 만나게 되면 타자들이 적응하기 쉽다. 확실하게 임팩트를 주는 투수가 나와주면 좋을 듯 하다. 또 전체적으로 좌완 투수가 좀 부족한 느낌이었다.
정 : 타선이야 워낙 강한데... 전준우의 3루 전향은 어땠나.
안 : 내가 본 바로는 나쁘지 않았다. 대학때도 3루를 봤는데, 송구에 문제가 좀 있었을 뿐 큰 약점은 없었다고 했다. 훈련으로 봤을 때도 별다른 문제는 보이지 않았다. 물론 전준우가 3루에 안착하지 못하면 전체적인 구상이 흔들려야 한다는 불안감은 있다.
정 : 외야 수비가 너무 약해지진 않을까.
안 : 그런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외야 가동자원이 꽤 많다. 이승화 같은 선수들의 기량이 늘면서 탄탄해진 느낌이었다. 홍성흔이 외야를 전담하게 되는 것도 아니고...
정 : 새로운 감독이 오게되면 변화 필수적이다. 혼란 없이 잘 적응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안 : 분위기가 좋았다. 양 감독님이 일부러라도 더 선수들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더라. 선수들이 로이스터 감독님을 좋아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말이 안 통하다보니 속을 터놓고 지내긴 힘들었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부분에서 감독님이 많이 노력하시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마냥 좋게만 놔두지는 않는 스타일이니까.. 선수들이 적당히 긴장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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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 막강한 마운드가 올해는 위용을 찾을 수 있을까.
안 : 투수력이 정말 좋았다. 선발이 6명을 채우고 남을 정도였다. 브래클리는 내부 평가가 좋더라. 브래클리도 공이 아주 빠르진 않다. 하지만 제구력이 좋고 변화구도 다양했다.
정 : 지난해 불펜때문에 고생을 했는데.
안 : 양적 질적으로 모두 좋아진 느낌이었다. 마무리가 고민이었는데 유동훈이 아주 좋더라. 올해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정 : 이범호가 가세했다. 일단 내야 수비는 확실히 안정감이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반면 김상현이 외야로 나가는 것은 불안요소인데.
안 : 이범호가 3루에 자리잡으면서 내야 수비에 안정감이 보였다. 외야도 오히려 나아졌다고 본다. 김상현이 외야로 나왔지만 전담 외야수는 아니지 않겠나. 반대로 경쟁이 치열해지며 내부적으로 질적인 향상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특히 신종길이 좋아졌다. 신종길이 기대만큼 활약해준다면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힘이 될 것이다.
정 : 이범호가 가세했지만 타력이 크게 향상되는 건 아닐 거란 지적도 있다.
안 : 아무래도 이범호가 정교함이 있는 타자는 아니었으니까 그럴 수 있다. 또 아직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다. KIA와 연습경기를 해 본 팀들에 물어보니 크게 달라진 건 못 느꼈다고들 말했다. 오히려 김상현이 부상을 털고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됐다는 점은 분명한 플러스 요인이 될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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