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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장서윤기자] 한동안 안방극장에 불던 사극 열풍이 한풀 꺾인 것일까. 지상파 방송 3사가 2009년 야심차게 내민 '사극 카드'가 별다른 주목을 받지는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방송 3사가 앞다투어 사극을 중심으로 연간 드라마 편성을 기획. 시청를 면에서도 성과를 거두어왔던 것과 달리 최근 방송중인 사극은 주목도와 시청률 면에서 모두 아쉬운 성적을 보이고 있다.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KBS '천추태후'가 10% 중반대 시청률을 기록중이긴 하나 기대에는 못미치는 성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MBC '돌아온 일지매'는 초반에 비해 반토막 시청률인 8%대를 유지하고 있다.
또, 10일 첫방송한 SBS '자명고'도 한자리수대에서 고전중이다. '자명고'는 아직 초반이라 판단이 이르지만 올해 SBS의 가장 큰 기대작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초반 레이스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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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전까지만해도 방송 트렌드를 주름잡던 사극이 최근 들어 맥빠진 듯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 이유에 대해 시청자들은 신선함이 떨어지는 이야기 구조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최근 방송중인 사극은 각각 다른 스토리와 구성을 선보이고 있지만 주인공이 역경을 뚫고 리더십을 갖게 된다는 점과 그 과정에서 어느 정도 멜로적인 요소가 가미된다는 점에서는 일맥 상통하다. 이에 시청자들은 '이미 이전 사극에서 여러 번 본 듯한 구성'(ID oig***) '이후 전개될 내용이 예측가능할 때가 많다'(ID ast1***) 등의 의견을 전하며 좀더 참신한 이야기 구조에 힘을 실을 것을 주문하고 있다.
또, 현대극에 비해 전개가 다소 느린 것도 주목도를 떨어뜨리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일일극도 스피디한 전개를 선호하는 최근의 흐름과 달리 대부분 50~60부의 긴 호흡을 지닌 사극은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것.
이밖에 삼국시대-고려-조선시대 등 대부분의 시대적 배경이나 역사적 사건이 이미 극화된 점도 제작하는 입장에서는 새로운 소재의 사극을 기획하는 데 있어 부담스러운 측면 중 하나다.
그러나 방송 관계자들은 "어찌됐든 '재미있으면 본다'는 명제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최근의 부진이 사극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일 수도 있다고 전한다.
SBS 드라마국의 한 관계자는 "사극은 역사적 사건 속에 시대적 고민을 녹여낼 수 있다는 강점을 활용, 시청자들의 피부에 와닿는 소재와 스토리만 확보된다면 언제든 다시금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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