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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은 28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조별리그 H조 2차전 가나전에서 경기 종료 직후 그라운드로 뛰쳐나가 주심에게 항의하다가 퇴장을 당했다.
3-2로 뒤지던 상황에서 경기 종료 직전 코너킥을 얻었지만 주심이 휘슬을 불어 경기를 끝냈고, 이 때문에 벤투 감독은 격렬하게 항의를 하다가 레드카드를 받아 다음 경기 벤치에 앉을 수 없게 됐다. 따라서 벤투 감독은 오는 3일 오전 0시에 시작하는 포르투갈전을 관중석에서 지켜봐야 한다. 무전 등으로도 팀과 연락하지 못하고 하프타임 라커룸에도 출입할 수 없다. 대표팀은 세리지우 코스타 수석 코치가 이끈다.
이 때문에 우려가 따르는 것은 당연하다. 캡틴 손흥민은 “감독님이 경기장에 안 계시는 것은 팀으로 봤을 때 좋은 상황은 아니다”면서 “훈련할 때 감독님이 요구하시는 걸 말씀하실 텐데 더 잘 새겨들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포르투갈전 후반에 교체 선수로 들어와 조규성(24)의 첫 골을 어시스트한 이강인 또한 “벤치에 감독님이 없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작전을 지시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관중석에서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통해 소통하는 것까지 FIFA가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표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전술은 경기 전에 다 만들어지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지만 다른 부분은 문자 메시지 등으로 약간씩 관여하기도 한다”며 “원칙적으로는 금지돼 있지만 문자 메시지까지 막을 방법은 없다. 선수들이 감독이 벤치에 앉지 못하는 부담감을 이겨내면서 경기를 잘할 수 있을 걸로 본다”고 설명했다.
또 과거 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은 감독의 부재 속에 본선 경기를 치른 경험이 한 차례 있다. 1998년 프랑스 대회 당시 차범근 전 감독이 2차전 네덜란드전에서 0-5로 참패해 경질돼 감독 없이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벨기에전을 치러야 했다. 당시 대표팀은 유상철의 동점골로 1-1로 무승부를 기록한 바 있다.
조별리그 1무 1패를 기록한 대표팀은 마지막 3차전에 모든 걸 걸어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우리나라는 우루과이와 승점 1점으로 같지만 골득실에서 앞서 3위를 기록하고 있어, 조별리그 마지막 승부인 포르투갈전을 반드시 이긴 뒤 가나와 우루과이전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가나전에서 맹활약을 펼친 조규성과 이강인은 “끝까지 온몸을 불사를테니 국민 여러분께도 많은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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