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지한 표정이었다. 드라마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배우 김동희(20)였다. 김동희는 인기리에 방영 중인 종합편성채널 JTBC 금토 미니시리즈 ‘SKY캐슬’(극본 유현미·연출 조현탁)에 차민혁(김병철 분)-노승혜(윤세아 분) 부부의 쌍둥이 아들 중 첫째 서준 역으로 출연 중이다. 분량이나 대사는 많지 않지만 추악한 인간 본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SKY캐슬’에서 유일무이한 순수함으로 독보적 존재감을 보여준다.
“오디션을 서너 번 봤어요. 처음엔 쌍둥이 동생인 기준 역도 해보고 싶었어요. 지금은 ‘언제 이렇게 착한 친구를 만날까’ 하는 마음에 만족스러워요. 여리고 소심해 보이지만 어른스러운 친구라고 생각해요. 한 발 먼저 생각하고 말을 아끼는 거죠.”
각종 거짓이 난무하는 ‘SKY캐슬’에서 서준은 너무 맑아 덜 도드라져 보인다. 아쉬움은 없는지 묻자 “충분히 많이 사랑 받고 있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도 신드롬에 가까운 ‘SKY캐슬’의 현재 인기를 예상하지 못했다. “현실적이면서 이상적인 내용 때문이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2화에 등장한 “엘사 공주가 마법을 부렸나봐요”란 대사는 캐릭터의 성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맞으며 노승혜와 쌍둥이 형제 서준·기준(조병규 분)이 행복한 한 때를 보내는 장면이다. 그는 “대본을 봤을 때부터 고민이 많았다. 잘못 하면 오글거릴까 걱정됐다”면서 “조현탁 감독님이 자신감을 불어넣어주셨다. 막상 하다 보니 어려움 없이 흘러갔다. ‘엘사 공주’ 이후 대사는 전부 애드리브”라고 후일담을 공개했다. 이후 ‘동희왕자’란 별명으로 불리는 그는 “부끄럽다”고 쑥스러워 했다.
“떠올리면 미소가 절로 나오는,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김병철, “자연스럽게 엄마라고 부르게 된” 윤세아, “사석에서 가족 회식도 많이 하는” 누나 차세리 역의 박유나 등 화기애애한 현장 분위기가 전해졌다. 특히 조병규는 극중 동생이지만 실제 안양예고 연극영화과 3년 선배다. 같이 학교를 다닌 적은 없지만 풋살 동호회로 원래 친분이 있는 사이였다. “오디션을 보는 건 알았지만, 쌍둥이로 만난 줄 몰랐다”며 “덕분에 쌍둥이 ‘케미’가 살았다”고 말했다.
김동희도 속내가 표정에 그대로 드러나는 ‘순수청년’이었다. 포상 휴가를 언급하자 “꼭 가고 싶다”고 함박미소를 짓다가도, 연기의 즐거움을 묻자 “설명하기 어렵다”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중학교 시절에 대해 묻자 “너무 오래 전이라 기억나지 않는다”고 엉뚱한 답변을 내놓는가 하면, “예민한 면도 있어 혼자 스트레스 받기도 한다. 그렇지만 악플을 봐도 어떻게 극복할까를 먼저 생각하는” 애어른 같은 구석도 있었다. 눈물도 많다는 그는 “울컥할 때가 많다. 최근엔 시상식 수상 소감을 보면서 눈시울을 붉혔다”고 털어놨다.
소속사는 JYP엔터테인먼트다. 중학교 시절 밴드부였던 그는 자연스럽게 예고로 진학했다. 그 시기 본 조승우 주연의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배우의 꿈을 키우는 데 원동력이 됐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던 시기 두 달 간격으로 JYP 신인개발팀 각기 다른 2명의 직원에게 명함을 받았다. ‘확신의 JYP상’이란 농담에 “그건 잘 모르겠다”면서 “확실히 구내식당은 맛있다. 체계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고 느낀다”고 자랑했다.
지난해 웹드라마 ‘에이틴’으로 성공적으로 데뷔한 김동희는 데뷔 2년차에 ‘SKY캐슬’까지 화려한 이력을 이어가고 있다. 광고 제안도 들어왔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도 “설정한 목표치가 예상보다 단시간에 이뤄지고 있다. 스스로 가다듬어야 할 때란 생각을 한다”고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SKY캐슬’은 종영까지 4회를 앞두고 있다. 결말에 대한 궁금증으로 인한 ‘SKY캐슬 스포’가 포털사이트 검색어로 오르내릴 정도다. 그는 “맞는 것도, 틀린 것도 있는 것 같다”고 아리송한 답을 내놓았다. 김동희는 “해피엔딩으로 끝났으면 좋겠는데 아직 잘 모르겠다. 대본이 다 나오지 않았다”는 말을 남기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
△출생=1999년 6월 13일(경북 안동) △데뷔=웹드라마 ‘에이틴’(2018) △출연=JTBC ‘SKY캐슬’(방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