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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은 10일 서울 중구 소월로 밀레니엄 힐튼 서울에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입단 기자회견을 갖고 국내무대 복귀에 대한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김연경은 “이제 흥국생명 김연경으로 인사하게 됐는데 11년 만에 복귀해 많은 팬을 만난다는 생각에 설레고 기대도 된다”며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고 첫 인사를 전했다.
김연경은 등번호 ‘10번’이 적힌 유니폼을 받았다. 10번은 2010년 해외 무대에 진출하기 전까지 김연경이 달았던 번호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떠난 이후에도 번호를 다른 선수에게 주지 않고 남겨뒀다. 유쾌한 성격의 김연경은 포토타임에선 여러 가지 익살스러운 포즈를 취해 보였다,
지난달 터키 엑자시바시와 2년 계약이 만료된 김연경은 다른 해외 리그 이적과 국내 리그 복귀를 고민하던 끝에 6일 원소속구단인 흥국생명과 1년간 연봉 3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흥국생명은 샐러리캡 한도 내에서 줄 수 있는 최대 금액 6억5000만원을 제시했지만 김연경 스스로 몸값을 낮췄다. 해외 무대에서 세계 최정상의 공격수로서 최고의 몸값을 받아왔던 김연경이지만 샐러리캡 문제로 후배들이 피해를 보는 것을 막기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다.
김연경은 국내 복귀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상황이 좋지 못해 확실하게 리그가 재개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다”며 “무엇보다 내년 올림픽을 앞두고 어떻게 최고의 컨디션으로 준비를 할 수 있을까 걱정한 끝에 국내 복귀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경기력이었다”며 “경기력을 위해 금전적인 부분은 생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올림픽이라는 목표를 위해 샐러리캡이나 연봉은 김연경에게 큰 문제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김연경은 “내가 배구선수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올림픽 메달이다”라며 “올림픽만 생각했기 때문에 (연봉 부분을) 감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에이전트나 해외 구단에서 내 연봉을 보고 놀라는데 지금은 계속해서 꿈꿔왔던 올림픽 메달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지난 11년간 해외에서 뛰면서 프로정신과 몸관리 하는 법 등 배구선수로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돌아본 뒤 “은퇴 후에 지도자에 대한 생각도 있고 방송 활동이나 행정 쪽도 생각하고 있지만 지금은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하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함께 자리한 김여일 흥국생명 배구단 단장은 “김연경 선수의 통큰 배려 덕분에 구단이 샐러리캡에 여유를 갖게 됐다”며 “김연경 선수가 다른 선수들의 거취나 연봉에 피해를 주면 안된다고 누차 얘기한 만큼 선수단 연봉 협상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