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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은 24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총상금 5500만 호주달러·약 472억원) 남자단식 준준결승(8강)에서 미국의 테니스 샌드그렌(27·97위)을 세트스코어 3-0(6-4 7-6<7-5> 6-3)으로 눌렀다.
이미 한국 선수 최초로 메이저대회 8강이라는 새 역사를 쓴 정현은 내친김에 4강까지 진출하는 대위업을 달성했다.
정현은 이날 승리로 88만 호주달러(약 7억5000만원)의 상금을 확보했다. 만약 결승에 오르면 200만 호주달러(약 17억2000만원), 우승하면 400만 호주달러(약 34억3000만원)를 받게 된다.
정현은 오는 26일 오후 5시30분 대망의 결승 진출을 놓고 4강전을 벌인다. 4강에서는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토마시 베르디흐(20위·체코) 경기 승자를 상대한다. 객관적인 전력상 ‘테니스 황제’ 페더러와 만날 가능성이 크다.
1회전부터 4회전까지 자신보다 상위랭커를 꺾고 올라온 정현. 특히 4회전에선 전 세계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를 3-0으로 이기는 파란을 일으켰다.
앞선 4번의 경기에 비해 오히려 8강전은 수월했다. 샌드그렌은 정현과 마찬가지로 이번 대회에서 하위랭커 돌풍을 일으키며 8강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정현에게는 상대가 되지 못했다.
정현은 1세트부터 샌드그렌의 강서브를 잘 막아내며 경기를 압도했다. 게임스코어 1-1에서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한 정현은 3-1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이후 착실하게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내 38분 만에 1세트를 먼저 따냈다.
2세트는 쉽지 않았다. 초반에 서브게임을 빼앗기면서 3-5로 뒤져 벼랑 끝에 몰렸다.
하지만 정현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어진 상대 서브 게임을 빼앗아 위기를 넘긴 뒤 타이브레이크까지 승부를 끌고 갔다. 이어 타이브레이크에서도 4-5로 뒤졌지만 막판 잇따라 3포인트를 따내 극적으로 2세트를 따냈다.
완전히 승기를 잡은 정현은 결국 3세트에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샌드그렌은 체력적으로 지킨 기색을 드러냈다. 정현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2-1로 앞선 상황에서 샌드그렌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 했다. 3-1로 스코어를 벌린 정현은 자신의 서브게임을 잘 지켜내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정현은 5-3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지막 포인트를 올린 뒤 두 팔을 번쩍 들어 기쁨을 만끽했다. 정현의 멋진 플레이를 함께 지켜본 팬들도 기립박수로 정현을 아낌없이 축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