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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항소는 없을 것으로 보여 타블로의 학력을 둘러싼 약 3년간의 기나긴 논란은 이렇게 끝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피고인들 역시 모두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했다.
하지만 과연 법정에서 눈물을 흘린 이들만이 유죄인지는 의문이다. 이날 오전 법원의 판결이 있은 이후에도 ‘타진요’를 비롯한 다수 네티즌은 “명예훼손 여부를 따진 재판 결과이지 학력 진위 여부와는 상관 없다”는 요지의 허위 사실을 유포·선동하고 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타블로가 학력 증명에 자신이 없어서 모욕죄로 물고 늘어졌다”는 주장도 편다.
참으로 어이가 없고 한숨만 나오는 일이다. 지난 5월 열린 ‘타진요’ 1심 7차 공판에서 법원은 타블로의 스탠퍼드대 졸업증명 관련 서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졸업증명서와 입학허가서, SAT(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cholastic Assessment Test), AP(대학과목 선행 이수 제도·Advanced Placement) 자료 등 원본 서류가 면밀히 검토됐다. 앞서 경찰이 한 차례 확인했으나 피고인(타진요) 측이 이를 못 믿겠다며 재판부에 직접 요청했던 사안들이다.
당시 ‘타진요’는 그럼에도 또 “못 믿겠다”고 했다. ‘타진요’ 측은 여전히 타블로의 과거 기록들에 대해 의혹을 씻지 못한 듯 몇 가지 사항을 더 확인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타블로의 출입국 관리 기록, F1 비자, 졸업 사진 등이다.
‘타진요’ 측은 그간 타블로와 선웅 리가 동명이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서류상에는 그의 사진이 없으니 F1 비자 등 여권에 있는 사진과 대조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논리다. 또 타블로의 어머니와 함께 찍은 그의 졸업식 사진도 합성 가능성이 있으니 가족들의 출입국 관리 기록도 조회해 달라고 재판부에 바랐다.
재판장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들은 못 믿는 것이 아닌 안 믿는 것이었다. 재판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미국에서 타블로의 학력을 인정할 원본 서류가 도착하는 데 오래 걸린 이유는 타블로 본인이 스탠퍼드대로부터 직접 발급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 법원과의 공조 등 발급 절차가 복잡해 일반적일 때보다 오래 걸린다는 설명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 박관근 부장판사는 결국 ‘타진요’ 8명 회원에 대해 각각 죄의 경중에 따라 징역10월, 징역10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200시간을 1심과 같이 선고했다. 수감생활이 어려운 특이 체질을 지닌 한 피고인 만이 징역 10월에서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됐다.
박 부장판사는 “비단 ‘타진요’뿐 아니라 현재 수많은 악플이 난무하고 왕따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이들을 일벌백계하는 것이 마땅하다. 사회의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부장판사는 ‘잡보장경’ 구절을 낭독하기도 했다. “그릇된 신념과 인식이 우리 에너지를 병들게 하고 원치 않은 삶으로 이끈다.” 피고인들에게 “실수를 거울삼아 지혜로운 사람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당부한 것이다. 법정에 서지 않았다고 무죄는 아니다. 일부 네티즌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