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광 감독은 16일 영화 ‘웅남이’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는 22일 개봉을 앞둔 ‘웅남이’는 곰처럼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웅남이(박성웅 분)가 국제적인 범죄조직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작전 코미디 영화다. 반달가슴곰에서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된 ‘웅남이’가 타고난 괴력과 신체능력으로 국제범죄조직에 대항해 경찰과 공조 수사를 펼치는 이야기다.
박성광 감독은 입봉작 ‘웅남이’를 만들며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특히 가장 큰 위기는 촬영 기간 중 최민수(이정식 역)의 교통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였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민수는 영화 ‘웅남이’에서 국제 범죄와 연루된 기업 대표 이정식 역할을 맡아 강렬한 빌런 연기를 펼쳤다. 박성광 감독은 “최민수 선배님 장면들을 어떻게 촬영해야 하나 고민하며 콘티를 수정하고 있던 중 전화를 받았다. 제작사 쪽에서 ‘난리가 났다’며 망했다고 하더라. 최민수 선배님이 교통사고를 당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많이 다치셨을지 걱정이 됐다. 당장 촬영을 취소한 후 어찌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제작사와 저는 3일동안 멘탈이 나가있었다. 3일 내내 허공만 바라봤다”고 당시의 심경을 털어놨다. 다행히 병실 침대에 누워 미소를 짓는 최민수의 사진을 접했고, 그제서야 안심하며 다시 한 번 힘을 내자는 마음을 먹었다고도 덧붙였다.
최민수를 처음 캐스팅했던 순간도 곱씹었다. 박성광 감독은 “제작사 대표님이 선물을 주시겠다며 최민수 선배님을 만나게 해줬다. 최민수 선배님이 저와 대화를 나눠보신 뒤 캐스팅을 결정하시겠다더라”며 “사실 15년~17년 전쯤 보조출연자로 예능에서 최민수 선배님을 본 적이 있다. 당시 예능 PD와 싸우시던 선배님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이 분을 내가 디렉팅할 수 있을까 가늠이 되지 않았다”고 솔직한 당시의 첫인상을 떠올렸다.
하지만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촬영에 임한 최민수의 모습은 예상과 전혀 달랐다고 했다. 박성광 감독은 “제 어린 시절부터 ‘사고 쳐 본 적이 있냐’, ‘왜 이런 이야기를 쓰게 됐냐’는 질문 등 제 인생과 작품에 대한 이런저런 질문들을 던지셨다. 마지막으론 ‘저의 눈을 보고 캐스팅을 결심했다’고 말씀하시더라”며 “첫 촬영 날엔 대본을 분석해오셨는데, 본인의 캐릭터는 물론 다른 캐릭터들의 성격까지 세세하게 분석해놓으셨더라. 현장에서도 여러 부문에 대해 저와 논의를 나누시고 열정이 넘치셨다”고 추억했다.
최민수가 현장에서 질문이 많고 열의가 넘쳐 파이팅이 대단하지만, 아내 강주은이 나타날 때만큼은 180도 태도가 돌변한다는 에피소드로 취재진을 웃음 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박성광 감독은 “무조건 해가 지기 전에 찍어야 하는 신이 있었는데 선배님이 오시자마자 영화 이야기를 길게 나누셨다. 이야기가 점점 길어져서 어떡하나 싶었는데 어느 순간 딱 말을 끊고 ‘촬영 들어가자’ 말씀하시는 거다. 왜 그런가 싶어서 뒤를 돌아보니 아내 강주은 님이 나타나 저희를 지켜보고 계셨다”고 답해 폭소를 자아냈다.
또 “강주은님이 오신 뒤부터 촬영이 일사천리로 진행돼 딱 끝났다. 그래서 제가 강주은 님께 따로 ‘가끔 와주실 수 있냐’고 부탁했다. 오실 때랑 안 오실 때랑 촬영장의 온도가 다르다”고 너스레를 덧붙여 웃음을 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