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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환 울산 감독 "선수 캐릭터 살리면서 강팀 만들겠다"

이석무 기자I 2015.02.05 13:11:10
윤정환 울산 현대 감독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울산 현대는 K리그에서 비 시즌 기간 동안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구단 중 하나다.

지난 연말 윤정환(42) 감독이 부임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구본상(전 인천 유나이티드)에 이어 최근엔 김태환(이상 26·전 성남 FC)과 세르베르 제파로프(35·우즈베키스탄)까지 영입하며 일약 우승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울산은 현재 일본 미야자키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하며 K리그 개막을 준비 중이다. 특히 사간 도스 사령탑을 역임한 윤 감독의 일본 내 인적 네트워크는 이곳에서 빛을 발한다.

울산은 J리그 팀들과 연습 경기를 치르며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5일엔 지난해 트레블(J리그, 리그컵, 일왕배 우승)을 달성한 감바 오사카와도 맞붙는다. 미야자키에서 윤 감독을 만나 올 시즌 구상 등을 들었다.

-훈련장에 일본인 팬들이 왔던데. 인기가 여전한가 보다.

▲(쑥스러워하며) 그 정도는 아니다. 며칠 전에 사간 도스에서 팬들이 찾아와 응원을 보내고 간 적이 있었다. 사간 도스에서 미야자키까지는 차로 4시간이나 걸린다. 고마울 뿐이다.”

-일본 내 지인들이 전지훈련 기간 중 도움을 주고 있나?

▲나 뿐만 아니라 나카무라 케이스케 피지컬 코치 역시 사간 도스에 있었다. (나카무라는 J리그 감바 오사카와 교토 퍼플상가에서 피지컬 코치를 역임한 베테랑 지도자다.) 특별히 알아보려고 하지 않아도 K리그 팀에 대한 얘기가 들려올 때가 있다. 3일에도 FC서울이 주빌로 이와타를 5-1로 이겼는데, 서울의 전력이 대단하다고 하더라.”

-3월 8일 홈에서 열리는 FC 서울과의 개막전은 40대 감독이 이끄는 팀 간의 경기라 더 관심이 쏠린다.

▲2002년 월드컵 세대인 최용수(42) 감독님과의 대결이라 더 그런 것 같다. 일부러 이렇게 대진을 짰나? (웃음) 어떤 식으로든 흥행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다. 최 감독님은 지난 4년 간 서울을 맡아왔다는 것이 큰 장점인 것 같다. 선수들을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적재적소에 잘 활용한다.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하겠지만, (승리에 대한) 감독의 마음가짐은 다 똑같지 않겠나.”

-2002년 월드컵 세대와 비교한다면 요즘 선수들의 실력은 어떤가?

▲개인 기량은 더 우수해졌다. 그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자신만의 개성이 없어진 것 같다. 예를 들어 황선홍(포항 스틸러스) 감독님이나 안정환은 골을 확실히 잘 넣었다. 김남일은 압박을 잘 했고, 난 패스에 강점이 있었다. 송종국과 이영표 등 사이드 백들은 활동량이 상당했다. 이런 특성들이 팀 안에서 조화를 이루며 역동성을 만들어낸 것이다. 하지만 요즘 선수들은 평균적으론 실력이 향상됐지만, 자신만의 특기가 없다. 그러다보니 경기가 밋밋한 느낌이 있다. 울산을 선수들의 캐릭터가 분명한 팀으로 만들고 싶다. 돌이켜보면 니폼니시 감독 역시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선수를 구성했던 것 같다.

-구본상, 김태환, 제파로프를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인가?

▲이용과 김성환의 입대로 미드필더 자원이 절대적으로도 부족했다. 선수를 주로 키워서 쓰는 스타일이지만, 이번 영입은 내가 구단에 요청한 측면도 있었다. 이로써 선수 구성이 조화롭게 된 것 같다. 무엇보다 자신들의 캐릭터가 확실하다. 전방에 포진한 김신욱(196㎝)과 양동현(187㎝)은 확실한 타깃형 스트라이커다. 오른쪽 미드필더 김태환은 스피드가 탁월하고, 왼쪽 미드필더 따르따는 드리블이 장기다. 제파로프는 찔러주는 패스가 좋고, 오른쪽 풀백 임창우는 오버래핑에 능하다. 하성민, 구본상 등 여러 선수들도 좋은 특기를 갖고 있다. 미드필더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 하지만 새로 들어온 선수들이 손발을 많이 맞춰보지 못했다. 제파로프는 비자문제로 아직 한국에 있다. 앞으로 팀워크를 맞춰가는 것이 숙제다.

-울산 선수들은 ‘감독님께서 특히 희생정신을 강조하신다’고 하던데.

▲개인 성향이 두드러지는 팀은 강할 수가 없다. 사소하게는 훈련을 마친 뒤 공을 챙기는 것부터 동료들을 배려하라고 말한다. 골을 넣으려면 공격을 해야 하고, 공격을 하려면 상대의 공을 뺏어야 한다. 결국 모든 것은 수비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수비를 강조하는 이유다. 수비를 잘 하기 위해선 동료들을 위해 한 발 더 뛰어야 한다. 그래서 강팀이 되기 위해선 희생정신이 중요한 것이다. 이런 축구는 팬들에게도 감동을 준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이 그랬던 것 같다. 선수들의 마음가짐 자체가 달라보였다. 우승을 원하지 않는 감독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팬들에게 감동을 전하고, 희망을 안기는 축구도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프로의 서비스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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