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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양승준 기자] '뼈그맨' 유세윤의 '무한도전'이 연일 화제다. 홈쇼핑 CD 판매는 '유세윤식 도발 개그'의 절정이었다. 최근에는 문화체육관광부에 들러 "아이돌 연애를 허하라"며 아이돌 연애 자유법 제안서를 제출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모두 유세윤이 엠넷 페이크다큐 'UV신드롬'에서 친 발칙한 사고(?)다. 물론 동료 뮤지션 뮤지와 함께 말이다.
◇실제와 거짓의 혼합 'UV 신드롬', 이야기+상상력의 힘
물고기도 물을 만나야 살 수 있는 법. 유세윤에게 'UV 신드롬'은 물과 같은 놀이터다. 유세윤은 'UV신드롬'에서 가수라는 캐릭터로 자유분방하게 뛰놀았다.
프로그램에서 그는 서태지와 아이들·H.O.T 등 유명 아이돌그룹 멤버였다는 설정으로 가면을 쓴다. 이런 방식으로 유세윤은 그간 복학생·건방진 도사에서 보여줬던 당당하고 건방진 캐릭터를 확장했다. 이는 'UV신드롬'이 '페이크 다큐'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페이크 다큐란 진짜처럼 꾸민 가짜 다큐멘터리를 일컫는 말이다.
거짓을 실제인 것처럼 연출해 색다른 재미를 만들어내는 페이크 다큐. '블레어 위치'·'파라노말 액티비티' 등 영화에서 확인된 페이크 다큐의 강점은 'UV 신드롬'에서도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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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V와 활동 시기가 겹쳐 걱정이에요"(빅뱅 태양)
"UV는 정말 가요 시상식 연말 대상감이에요"(2AM 진운)
인기가수들이 '쿨하지 못해 미안해'·'집행유애' 등 UV의 히트곡(?)을 듣고 능청스럽게 인터뷰한 내용이다. 심지어 클론의 구준엽은 'UV신드롬'에서 유세윤에게 랩을 배우는 문하생(?)으로 나온다.
음악평론가 임진모 씨는 "UV는 틀에 박힌 음반 시장에 신선한 린치를 가했다는 것에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평가했다. 유명 연예인과 전문가들의 발언을 활용해 '허구의 천재뮤지션' UV를 실제처럼 연출하는 것이다.
제작진은 UV가 서태지와 아이들·H.O.T를 비롯해 심지어 S.E.S 멤버였다는 황당한 설정도 마다치 않는다. 유머러스하게 거짓을 실제처럼 꾸며 시청자들의 거부감을 줄이는 방법을 택한 셈이다.
박준수 PD는 페이크 다큐로 프로그램을 만든 이유로 "우선 흔한 콘셉트는 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유세윤은 UV로 활동할 때 꼭 가발을 쓴다. 개그맨이 아니라 음악하는 사람으로서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려고 일종의 가면을 쓰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이 자체가 일종의 허구다. 그래서 페이크 다큐 형식으로 프로그램 줄기를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할머니 코디·홈쇼핑 CD 판매..아이디어 `톡톡`
'UV신드롬'의 또 다른 백미는 프로그램 곳곳에 배치된 키치(Kitsch) 코드다.
키치란 원래 '진짜처럼 만든 가짜'·'대중의 취미에 맞춘 촌스러운 것'을 뜻하는 문화 용어다. 방송가에서는 캐릭터 혹은 세트를 일부러 우스꽝스럽게 하거나 아니면 어울리지 않게 조합한 방식으로 키치 코드를 활용해 재미를 봤다. '무릎팍도사'에서 강호동이 연지곤지를 찍고 나오고, 세트를 점집 스타일로 꾸며 웃음을 유발한 게 '좋은 예'다.
'UV신드롬'은 '할머니 코디'로 키치 코드를 활용했다. 'UV신드롬' 2회에는 UV 전속 코디로 황복순 씨란 할머니가 등장해 시청자들을 폭소케 했다. 보통 연예인들의 코디는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여자가 맡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UV와 할머니 코디라는 설정으로 낯선 재미를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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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윤은 최근 기자와 만나 "다른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인 '우아한 인생' 촬영했을 때 할머니 한 분을 모셔 코디 콘셉트를 쓴 적이 있는데 재미있어 다시 한번 시도해봤다"고 이유를 소박하게 답했다.
개그의 참맛은 의외성에 있다는 말이 있다. 'UV 신드롬'은 할머니 코디 외에도 의외성의 미학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지난달 21일 방송된 'UV신드롬'에서는 UV CD 판매 홈쇼핑 홍보 도중 고객으로 유세윤의 엄마가 깜짝 전화 출연했다. 또 개그맨 장동민은 홈쇼핑 전화 교환원으로 카메오 출연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페이크 다큐 'UV 신드롬'이 다른 예능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프로그램이 '입체적'이라는 점이다.
'UV 신드롬'은 방송에 진실과 거짓을 지속적으로 교차 배치해 거짓과 진실의 경계를 허문다. 'UV 나우누리 실시간 검색순위 3주 연속 1위', '월스트리트저널 선정 가장 기대되는 뮤지션 8위' 등의 영상을 보고 'UV 신드롬'은 거짓이라고 생각했던 시청자들은 방송에 깜짝 목소리 출연한 유세윤의 어머니를 보고 `과연 진짜일까?`라는 의심을 자연히 품게 됐다. CD 홈쇼핑 판매도 마찬가지다. 이런 진실 찾기 과정을 통해 시청자들의 프로그램 몰입도를 높이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이다.
'UV신드롬'의 이런 시도는 사실보다 상상력을 재미 요소로 중시하는 젊은 시청자들에게 주요했다. 'UV신드롬'은 방송 2회 만에 '케이블 시청률 대박 기준'인 1%(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를 웃돌며 주목받았다.
한 방송관계자는 "20~30대 시청자는 상상력을 중요시해 사극 같은 경우도 판타지 사극에 관심을 두는 경향이 있다"며 "'UV신드롬'은 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진화된 예능의 한 예"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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