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기' 박성현.."샷은 어제, 퍼트는 오늘이 굿"

주영로 기자I 2019.03.07 14:52:30

필리핀투어 TCC인비테이셔널 2R 9언더파 선두
2위 유카 사소에 4타 차, 2개 대회 연속 우승 예감
"4타차 선두지만 최종일 5타 더 줄이면 우승 예상"
경기 뒤엔 헬리콥터 타고 숙소로 이동 특급대우

박성현이 7일 필리핀 마닐라 근교 라구나의 더컨티리클럽에서 열린 필리핀여자골프투어 TCC 레이디스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 8번홀에서 호쾌한 드라이브샷을 하고 있다. (사진=박준석 프리랜서 사진기자)
[라구나(필리핀)=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박성현(26)이 무결점 플레이를 펼치며 필리핀여자프로골프(LPGA) 더컨트리클럽 레이디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만 달러) 우승을 예약했다.

박성현은 7일 필리핀 마닐라 근교 라구나의 더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 골라냈다. 6언더파 66타를 친 박성현은 중간합계 9언더파 135타로 이틀 연속 단독 선두를 달렸다.

날씨는 첫날보다 더 더웠다. 최고 기온 31도까지 올라갔고, 오전 한때 빗방울이 떨어진 탓인지 습도는 70%에 육박했다. 그러나 박성현의 샷은 더 정교하고 날카롭게 돌아갔다. 10번홀(파5)에서 경기를 시작한 박성현은 첫 홀부터 버디를 낚으며 상쾌한 출발을 했다. 이후 4개 홀 동안 파 행진을 했지만, 샷 감각은 나쁘지 않았다. 그린을 놓치는 일이 없었고 거의 매 홀 버디 기회가 왔다. 15번홀(파4)에서 다시 1타를 더 줄인 박성현은 전반에만 2타를 줄이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후반 들어 버디를 쓸어 담았다. 2번홀(파5)에서 장타를 앞세워 가볍게 버디를 챙겼고, 4번홀(파4)와 7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추가했다. 8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 앞까지 보내 또 한 번 버디를 기회를 잡았으나 웨지를 들고 친 칩샷을 얇게 치면서 아쉽게 파에 만족했다. 하지만, 마지막 9번홀(파4)에서 절묘한 아이언으로 공을 홀 1m에 붙인 뒤 버디로 홀아웃했다. 박성현은 1라운드에선 버디 5개를 뽑아냈지만, 보기를 2개 적어내 그린에서 애를 먹었다. 이날은 퍼트 수가 26개에 불과할 정도로 짠물을 자랑했다.

박성현은 경기 뒤 “어제보다 그린이 훨씬 수월했고, 중거리 퍼트도 들어가 경기가 잘 풀렸다”며 “샷은 어제가 더 좋았지만, 퍼트는 오늘이 더 나았다”고 만족해했다. 장타도 장타였지만, 이날 그린을 놓친 게 한번 밖에 없었을 정도로 정교한 아이언샷이 6개의 버디를 쓸어 담는 효자였다. 이날 기록한 6개의 버디 중 4개는 1m 정도에 불과한 ‘탭인’이었다.

2위로 끝낸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관왕 유카 사소(필리핀)에 4타 차 선두를 달린 박성현은 “우승을 생각하고 있었고 내일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함께 경기한 유카 사소가 너무 잘 쳐서 한 홀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경기했다. 내일 5타 정도 줄이면 우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18세의 유카 사소는 필리핀 여자골프의 희망이다. 일본인 아버지를 둔 그는 장타와 아마추어답지 않은 대범한 경기 운영이 장점이다. 이번 대회에서 이틀 연속 박성현과 함께 경기 한 사소는 중간합계 5언더파 139타를 쳐 단독 2위에 올랐다. 버디 5개를 뽑아냈고 보기는 1개로 막았다. 큰 실수가 없었고, 공을 홀 가까이에 붙이는 위협적인 샷도 많이 나왔다. 시원스런 장타는 박성현도 놀라게 했다. 그는 “몇 개 홀에서는 티샷이 나보다 더 멀리 나갔고, 경기 내용도 좋았다”고 9살이나 어린 사소의 실력을 인정했다.

이번 대회에 후원사 솔레어 리조트의 초청을 받아 출전한 박성현은 남다른 특급대우를 받고 있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에는 솔레어 리조트의 배려로 약 1시간 거리의 숙소까지 헬리콥터로 이동했다. 박성현의 경기가 끝나기 전부터 9번홀 그린 뒤쪽 공터에 헬리콥터가 대기하고 있었다. 박성현은 대회 개막 이틀 전 연습라운드 때도 헬리콥터를 이용했다.

8번홀에서 칩샷을 하기 전 그린의 경사를 살피고 있는 박성현. (사진=박준석 프리랜서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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