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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2분 벽을 깬 주인공은 현존 최고의 마라토너로 인정받는 엘리우드 킵초게(34·케냐)다.
킵초게는 1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18 베를린 국제마라톤에서 42.195㎞의 시내 코스를 2시간 01분 39초에 주파해 세계 신기록을 수립했다. 2014년 이 대회에서 데니스 키메토(케냐)가 세운 2시간 02분 57초를 1분 18초나 앞당겼다.
깁초게는 페이스 메이커인 조스팟 보이트와 함께 달리면서 25km 지점부터 선두로 나서 독주를 펼쳤다. 경쟁자가 없었지만 페이스 메이커의 도움을 받아 속도를 유지하며 대기록을 달성했다.
킵초게는 2003년 파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5000m 우승을 비롯해 장거리 강자로 군림하다 2012년 마라톤으로 전향했다. 2013년 베를린 마라톤에서 2시간 04분 05초를 기록한데 이어 2016년에는 2시간 03분 05초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선 2시간 08분 44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마라톤 세계기록은 1908년 존 하예스(미국)가 2시간 55분 18초를 뛰어 처음 마의 3시간 벽을 넘긴 이후 급속도로 단축됐다. 1967년에는 데렉 클레이톤(호주)이 처음 2시간10분 벽(2시간 09분 37초)을 깼다.
1990년대 마라톤에서 인간의 한계는 2시간 5분이라는 전망이 대세였다. 히지만 폴 터갓(케냐)이 2003년 베를린 마라톤에서 2시간 04분 55초로 2시간 5분 벽을 깨면서 그 같은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다.
최근까지도 인간이 2시간 벽을 넘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시각이 우세했다. 하지만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가 2008년 2시간 4분 벽(2시간3분59초)을 무너뜨린데 이어 2014년 데니스 키메토(케냐)는 2시간 3분 벽(2시간2분57초) 마저 뛰어넘었다.
깁초게가 이번에 2시간 2분 벽 마저 무너뜨리면서 세계 육상계의 관심은 ‘마의 2시간’ 벽이 언제 깨지느냐에 집중되고 있다.
미국 켄터키주립대 존 크릴 교수팀은 날씨, 코스, 러닝화, 페이스 메이커 등 모든 조건이 맞아떨어지면 1시간 57분대까지 가능하다는 논문을 2008년에 내놓았다. 1시간57분에 풀코스를 뛰려면 100m를 16초63에 달려야 한다.
미국 콜로라도 대학, 휴스턴 대학 연구진도 2016년 ’스포츠 의학 저널‘에 “여러 조건이 잘 맞물리면 1시간대 완주가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한짝에 약 8온스(약 227g)인 마라톤화의 무게를 4.5온스(약 126g)로 줄인다면 1시간 57분까지 기록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번에 세계신기록을 세운 깁초게는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주최한 ’브레이킹 2(Breaking 2)‘ 프로젝트에 참여해 1시간 대 진입에 도전했다. 2017년 5월 6일 이탈리아 몬차 포뮬라 원 자동차 서킷에서 열린 ’브레이킹 2‘ 레이스에서 42.195km를 달려 2시간 25초에 완주했다.
물론 정식 도로가 아닌 자동차 전용 서킷에서 레이스를 펼쳤고 페이스 메이커도 국제 기준을 어겨 공인 기록으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적합한 환경만 마련되면 2시간 벽을 충분히 깰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줬다. 당시 깁초게가 신었던 마라톤화의 한쪽 무게는 160g 정도였다.
참고로 최근 2시간 5분 벽을 깬 터갓을 비롯해 이번 깁초게까지 최근 마라톤 세계신기록은 거의 베를린 마라톤 대회에서 수립되고 있다.
베를린 마라톤 대회는 기록 단축을 위해 만들어진 기획코스에서 열린다. 오르막이나 내리막이 거의 없고 최상급의 아스팔트 노면이 깔려 있는데다 날씨까지 화창해 기록 수립을 위한 최적의 조건으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