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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1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단축시즌으로 치러진 2020년을 제외하고 최근 6시즌 가운데 5시즌이나 정규시즌 100승을 돌파했다. 올해도 여러 우려를 뒤로 하고 100승(62패)을 채웠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 오른 최근 11년 가운데 월드시리즈 우승은 2020년 단 한 번 뿐이었다. 다저스로선 영광스러운 우승 기억이기는 하지만 60경기 단축시즌이라는 점은 그 의미를 다소 퇴색시킨다.
정규시즌을 잘 치르고도 가을야구에서 맥없이 무너지는 모습이 최근 다저스의 이미지다. 다저스가 7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오타니를 영입한 것도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다.
그건 오타니도 마찬가지다. 이미 부와 명예를 모두 이룬 오타니에게 마지막 남은 목표는 ‘우승반지’다. 오타니는 고교 시절 자신의 야구 인생에 대한 계획표를 작성한 바 있다.
그 계획표에 적힌 목표 가운데 메이저리그 진출,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우승 및 MVP 등극은 이미 이뤘다. 사이영상은 이루지 못했지만 대신 만장일치 MVP 수상을 두 차례나 달성했다. 하지만 아직 ‘월드시리즈 우승’은 이루지 못했다.
2018년 LA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은 이후 6시즌 동안 어마어마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정작 팀은 월드시리즈 우승은 커녕 가을야구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오타니가 여러 팀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다저스를 선택한 것도 월드시리즈 우승 가능성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저스는 오타니의 가세로 ‘1번 무키 베츠-2번 오타니-3번 프레디 프리먼’이라는 최강의 강타선을 구축하게 됐다. 올해 조정 OPS에서 오타니는 184로 1위였다. 베츠는 163으로 4위, 프리먼은 161로 6위였다. 즉, 올해 최고의 타자 톱6 가운데 3명이 다저스에 뭉친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다저스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불안한 투수진이다. 특히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루기 위해선 질과 양적인 측면에서 모두 부족한 선발진을 메워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 내년 시즌 활약을 기대할만한 다저스 선발은 올해 11승을 거둔 신인 바비 밀러 정도다. ‘영원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는 현재 FA 상대다. 최근 3년간 48승을 올린 훌리오 유리아스 역시 FA 자격을 얻어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하다.
오타니와 계약을 마친 다저스의 다음 목표는 선발투수 구하기다. 이미 밀워키 브루어스의 우완 코빈 번스, 탬파베이 레이스의 타일러 글래스노우,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딜런 시즈 등 정상급 선발투수들이 레이더 안에 들어온 상태다. 여기에 다저스는 일본프로야구 최고 선발투수인 야마모토 요시노부에게도 군침을 흘리고 있다.
오타니가 파격적인 연봉 지급 유예를 결정하면서 다저스는 구단 재정을 운영하는데 여유를 갖게 됐다.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투수 영입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오타니를 통해 막강 타선을 구축한 다저스가 믿을만한 선발투수까지 보강한다면 월드시리즈 우승 목표는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MLB 닷컴은 “오타니가 시장에서 빠지면서 FA와 트레이드 논의가 다시 활발해질 것”이라면서 “다저스는 빈약한 로테이션을 채워 줄 선발투수 한 두 명이 가장 필요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