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문소리(48)가 3년 만에 연극으로 관객과 다시 만난다. 1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개막한 연극 ‘광부화가들’을 통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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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두산아트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난 문소리는 “이상우 연출님 말씀처럼 연극은 서로 존중하지 않으면 무대에 올라갈 수 없는, 서로 의지해야 하는 작업”이라며 “다양한 연령대의 배우들이 모였지만 화기애해한 분위기 속에서 공연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작품은 1930년대 영국 동북부 뉴캐슬의 탄광지대 애싱턴을 배경으로 광부에서 화가로 거듭난 ‘애싱턴 그룹’(Ashington Group)의 실화를 다룬다. 평생 좁고 캄캄한 갱도 안에서 삶을 위한 여정을 꾸려가던 광부들이 매주 화요일 저녁시간에 마련된 미술 감상 수업에 참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문소리는 귀족 출신으로 애싱턴 그룹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실존 인물인 헬렌 서덜랜드 역을 맡았다.
헬렌은 등장 장면은 많지 않지만 매 순간 광부들에게 여러 가지 자극을 주며 강한 존재감을 남기는 인물이다. 문소리는 “초연 때는 어떻게 귀족을 연기해야 할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어떻게 보여줘야 할지 막막했는데 이번엔 헬렌과 조금 더 접점을 찾은 것 같다”고 털어놨다.
“헬렌을 귀족이 아니라 그림 후원에 일생을 바친, 예술에 대한 신념이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면서 저와의 접점을 찾았어요. 배우는 자신의 연기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하고, 자신이 가는 길에 대한 신념이 있어야 하거든요. 저 또한 남들이 좋다고 하는 걸 따르지 않고 위험해도 과감하게 흔들리지 않고 해온 세월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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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처럼 문소리는 배우로 활동하면서도 사회적인 이슈에도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다. 1999년 영화 ‘박하사탕’으로 정식 데뷔한 뒤 20여 년 동안 배우로 활동해온 그는 자신의 영향력을 남들과 함께 나누는 일도 고민하고 있다. 문소리는 “아직 실현 단계는 아니지만, 처음 연기를 시작할 수 있었던 영화를 좋은 사람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영화도 제작, 연출, 배급 등 다양한 분야가 있는 만큼 영화로 뭔가를 나누는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극 무대도 꾸준히 찾을 계획이다. 소설가 김영하의 동명 소설을 무대로 옮긴 ‘빛의 제국’의 내년 해외 공연에도 참여를 검토 중이다. 문소리는 “2년에 한 번씩은 꼭 연극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엔 문소리 외에도 강신일, 이대연, 김중기, 박원상, 정석용, 오용, 송선미, 윤상화, 민성욱, 오대석, 송재룡, 노수산나, 김두진, 노기용, 김한나 등이 출연한다. 내년 1월 22일까지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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