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이야기에 들뜬 목소리가 됐다. 생애 첫 인터뷰에 바짝 긴장했던 얼굴이 밝아졌다. 머리를 양 갈래로 땋고 아빠에게 귀여운 협박을 하는 능청스러운 소녀가 떠올랐다. 역대 코미디 영화 1위를 기록한 영화 ‘극한직업’(감독 이병헌)의 최정은(15)이었다.
최정은은 극중 고반장(류승룡 분)의 딸 역을 맡았다. “나 반장됐어”라고 외치며 귀가하는 신과 야외에서 치킨을 먹는 장면, 두 차례 등장했다. 야무지게 치킨을 뜯으며 만원 석장을 내미는 아빠에게 “좀 더 쓰지”라고 말한다. 실제 최정은은 극중 모습과 달랐다. 작은 얼굴, 커다란 눈과 시원시원한 입매는 그대로이지만 생머리를 길게 늘어뜨렸고 수줍음이 많았다.
류승룡과 마주 앉아 치킨을 먹는 장면은 늦은 밤 촬영했다. 그는 “치킨을 정말 많이 먹었다”고 떠올렸다. 촬영이 진행된 2~3시간 동안 같은 부위만 10조각 이상 먹었다. 당분간 치킨 생각이 나지 않았을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그럴 줄 알았는데 그날 집에서 (친)아빠랑 또 시켜먹었다”고 웃었다. 소품팀이 준비한 교복이 있었지만 최정은의 교복 착용 사진을 본 제작진은 원래 입던 교복을 입자고 제안했다. 평소에도 양 갈래 머리로 등교 하느냐는 말에 “그건 아니”라며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지금까지 ‘극한직업’은 3번 봤다. 그중 한 번은 이벤트 당첨 시사회였다. 본인이 나온 영화 아니냐는 말에 “호기심에 한 번 응모했는데 운 좋게 당첨됐다”고 말했다. “실제로도 친한” 아빠와 함께 관람했다. “세 번 봐도 재미있다. 제가 나올 때마다 떨린다. 그 장면에서 웃는 관객들을 볼 때 즐겁다”고 말했다.
|
일상 속 최정은은 평범한 중학생이었다. 국어와 사회는 자신 있지만 “수학은 열심히 하는 과목”이었고, 촬영으로 수련회를 불참할 땐 “친구들이 기억하는 걸 함께 할 수 없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의 스마트폰 케이스에는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 콘서트 티켓이 껴 있었다. 워너원을 눈물로 떠나보낸 ‘워너블’(워너원 팬클럽)이었다. 그는 “‘피켓팅’으로 지난 고척돔 콘서트 첫날 티켓을 구했다. 마지막 날은 라이브 방송으로 보면서 같이 울었다”고 말했다.
“제 롤모델은 하지원 선배님이에요. 어렸을 때 SBS ‘시크릿 가든’(2010)을 정말 좋아했어요. 이후 선배님이 나온 작품들을 보면서 연기, 액션 할 것 없이 팔색조 매력이라 생각했어요. 저도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